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기후행동·소비자시민모임·기후솔루션, 광화문서 공동 기자회견 개최
재생에너지 100GW 전기본에 명시, 석탄 폐쇄 이후 공백은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로 우선 충당 요구
“호르무즈 해협 사정 따라 흔들리는 전기 말고, 햇빛과 바람으로 만든 전기를 원한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소비자기후행동, 소비자시민모임, 기후솔루션은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분명히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 단체들은 제12차 전기본이 향후 2040년까지의 전력 수급 구조를 결정하는 최상위 계획인 만큼, 단순한 공급 계획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인 동시에 민생안정 대책으로서의 방향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 단체들은 현재의 전력 구조가 국제 연료 가격에 크게 의존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며, 그 결과 물가 변동성의 부담이 반복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이 이어질 때마다 물가 변동성이 커졌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는 한 동일한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따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세 가지 핵심 요구가 제시됐다.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제12차 전기본에 정확히 명시하고, 전기본에서 파생되는 여타 계획과 다음 전기본에도 반영할 것, 석탄발전소 폐쇄 약속을 이행하고, 이후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로 우선 충당할 것, 그리고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 등이다. 참가 단체들은 재생에너지 100GW가 단순한 설비 목표가 아니라 민생 안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녹색소비자연대 서아론 국장은 “기후위기와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이 이제는 전기요금, 냉난방비, 생활물가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소비자들은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수입 화석 연료 중심의 전력구조를 유지해 온 결과, 그 위험과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에너지 정책은 값비싸고 불안정한 화석 연료에 계속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는 기후위기 대응 수단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삶을 지키는 민생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확대 목표”가 “이번 제12차 전기본에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고, “석탄발전을 줄이면서 그 자리를 다시 LNG로 메우는 방식은 전환이 아니라 연장”이라며 “석탄이 빠진 자리를 LNG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소비자기후행동 이수진 대표는 “최근 이란을 둘러싼 전쟁과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원유와 가스 가격 변동은 곧바로 우리의 전기요금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에너지 공급의 불안은 국민의 삶 전체를 위협한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위기에도 동시에 직면해 있다.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이러한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환경을 위한 선택을 넘어, 국가의 안전과 경제를 지키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전력 체계는 여전히 정부와 대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정과 소상공인은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며 “소비자는 단순한 수요자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의 주체가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언에 나선 기후솔루션 김세원 연구원은 “현행 11차 전기본은 석탄화력발전소 28기, 약 14GW를 LNG로 전환하는 계획을 담고 있는데 이는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방향”이라며 “LNG 역시 화석연료이고, 석탄을 LNG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감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LNG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취약하고, 한 번 지으면 수십 년간 구조가 고착되는 만큼 폐지되는 석탄의 자리는 LNG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가 출력제어나 계통 문제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전력계획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에 이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소비자 부담 구조와 정책 요구를 중심으로 입장을 밝혔다. 단체들은 제12차 전기본 수립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소비자를 기후위기와 수입연료 가격 변동성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 분쟁과 연료 가격 변동이 반복될 때마다 전기요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온 구조를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러한 가격 충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 다수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더 빠르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높은 선호와 필요성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현장에서는 “재생에너지 100기가 말만 말고 전기본에 명시하라”, “햇빛엔 가격폭등이 없고 바람엔 봉쇄가 없습니다”, “소비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다”, “기후위기에 화석연료 빚까지,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 거예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사용됐으며, “12차 전기본, 재생에너지로 답하라. 전기소비자로서 요구한다”는 현수막 아래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사이의 선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참가 단체들은 “제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전력 수급 계획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에너지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결정”이라며 “지금과 같은 화석연료 중심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 소비자 부담과 에너지 리스크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더 이상 공급 중심 계획에 머무르지 말고, 전기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전력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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