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움직이는 국민연금: 기후 리스크 관리의 한계와 개선 방향
research 2025-03-11
공적 금융 석탄 금융

기업을 움직이는 국민연금: 기후 리스크 관리의 한계와 개선 방향

소개

이 이슈브리프에서는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 및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검토하고, 투자 대상 기업 중 주요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인 한국전력공사,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에 대한 투자 현황과 기후 리스크 수준을 살펴본다. 또한 해외 주요 연기금과의 비교를 통해 국민연금의 기후 리스크 관리 현황을 평가하고 관리 체계 및 후속 조치의 한계를 점검한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이 기업과의 대화를 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기후 리스크 완화를 위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The English version of the issue brief will be uploaded in March.

요약


국민연금은 기후변화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지정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투자 대상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기후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기후 리스크 관리는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그 실효성을 강화하여 글로벌 3대 연기금이자 유니버설 오너로서 시장과 기업에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제시해야 한다.

중점관리기업 지정 확대 및 관리 범위 개선

국민연금은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한 기업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해외 연기금의 기후변화 대응 속도와 발맞추어 중점관리기업을 적극적으로 식별하고, 기후 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강화된 관여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선정 기준과 더불어 연간 3개 내외의 기업만을 비공개대화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보다 포괄적이고 유연한 운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 및 금융배출량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관리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한전,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을 포함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산업군 및 기업을 우선적으로 적극 관리해야 한다.

해외 기업과의 대화 확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관여 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 리스크 관리가 국내 기업 중심으로 제한되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의 대응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7년부터 해외 기업과의 대화를 직접 수행하기에 앞서 2년간의 위탁 수행 과정에서 제도와 전략의 미흡한 점을 재점검하여 보완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역량 및 자원을 빠르게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공개 범위 확대 및 투명성 강화

국민연금은 공적 연기금으로서 기후 리스크 관리 및 기업과의 대화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책임이 있다. 현재는 금융배출량 현황뿐만 아니라 중점관리기업 목록, 기후변화 대응 관련 논의 내용, 기업별 개선 사례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이해관계자들이 국민연금의 기후 리스크 관리 수준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외 주요 연기금과 같이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기후 리스크 관리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매년 발간하는 수탁자 책임 활동 연차보고서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국민연금은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여 활동의 목표를 보다 명확히 설정하고 필요 시 강력한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단순한 모니터링에서 나아가 일정 기간 내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개서한 발송, 주주제안, 투자제한 등의 조치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의 대화를 투자 전략과 연계하여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개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이행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 축소 또는 배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