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신평사 평가서와 정부·강원도 고시 대조해 핵심 정보 불일치 확인
평가 두 달 전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사업기간, 2027년 12월까지 연장
신평사, 고시 확인 여부와 2026년 완공 전망의 근거 공개 필요해
금융감독원에 평가자료·등급평가위원회 심의과정 조사 촉구
기후솔루션이 삼척블루파워의 기업어음 신용평가서와 정부 고시를 대조한 결과, 신용평가사들이 현금흐름 개선의 핵심 근거로 제시한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선로(HVDC) 사업기간이 평가 약 두 달 전 2027년 12월까지 연장됐지만, 평가서에는 해당 고시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9월 4일 삼척블루파워 기업어음에 A2+ 등급을 부여했다. 두 신평사는 현재 삼척블루파워의 현금흐름이 충분하지 않지만 동해안∼신가평 HVDC 1단계가 완공되면 송전제약이 완화되고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완공 시점은 나이스신용평가가 2026년 10월, 한국기업평가가 2026년 12월로 서로 다르게 제시했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강원특별자치도는 이에 앞선 2026년 7월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고시 제2026-168호와 강원특별자치도 공고 제2026-1060호를 통해 해당 송전선로 사업기간을 2027년 12월까지 연장했다. 기후솔루션이 두 신평사의 기업어음 평가서를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기간 연장 고시는 평가서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동해안 송전제약 장기화’를 신용등급 하향 검토요인으로 직접 제시했다. 송전제약 해소 시점이 삼척블루파워의 발전량과 현금흐름, 채무상환능력 전망에 연결되는 만큼 사업기간을 연장한 최신 정부 고시를 평가 과정에서 확인하고 검토했는지가 신용평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쟁점이다.
정부 고시에 기재된 ‘사업기간’이 실제 송전선로의 준공 또는 가압 시점과 같은 의미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사업기간과 실제 가압 일정이 다르다면 신평사들은 2026년 완공 전망을 뒷받침한 자료의 출처와 기준일, 사업기간 연장 고시가 현금흐름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삼척블루파워의 신용평가 적정성을 둘러싼 문제는 올해 초부터 제기돼 왔다. 기후솔루션과 강릉시민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등은 지난 1월 20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정부의 2040년 탈석탄 정책과 삼척블루파워의 재무·운영 위험을 평가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법상 명시적인 위반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삼척블루파워는 2025년 말 결산 기준 부채비율이 518.2%, 차입금의존도가 71.7%에 달했지만, 두 신평사는 2026년 4월 회사채 정기평가에서 A+(안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공개한 평가내역에서는 재무위험 관련 주요 항목이BBB∼BB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사업위험은 AA 수준으로 평가돼 최종 등급을 뒷받침했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기관투자자의 외면 속에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판매돼 왔으며, 지난해 수요예측 당시 개인 판매 비중은 80∼90%로 알려졌다.
기후솔루션은 당시에도 신평사들이 공시한 민자발전업 평가방법론을 토대로 정부정책, 사업안정성, 운영효율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40년 탈석탄 정책, 정산조정계수의 변동 가능성, 15∼16% 수준의 낮은 가동률을 고려하면 사업위험을 우호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 신평사가 현금흐름 개선의 근거로 제시한 2026년 송전선로 완공 전망과 정부의 최신 고시상 사업기간인 2027년 12월 사이의 정보 불일치가 새롭게 확인됐다.
기후솔루션은 "이번에 확인한 것은 현금흐름 개선 전망의 핵심 전제와 정부의 최신 고시 사이에서 확인된 구체적인 불일치"라며 "신용평가는 투자 판단의 출발점인 만큼, 그 판단 근거가 된 정보 자체가 최신 상태로 검증됐는지를 금융당국이 지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의 역할은 신평사가 최신 중요정보를 수집·검증하고 등급평가위원회에서 적절하게 심의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며 "국정감사 전에 평가자료와 심의과정을 조사하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의원은 "신용등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계속 누락된다면, 그 피해는 등급만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신용평가사의 평가 관행과 금융당국의 감독 실태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삼척블루파워를 포함한 민간 석탄발전소의 조기폐쇄, 송전제약, 투자자 손실과 보상 문제가 동시에 논의되고 있다. 이런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평사가 사용한 사업 전망과 정보수집 과정의 투명성은 향후 투자자 보호뿐 아니라 민간 석탄발전의 손실과 전환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판단하는 기초가 된다.
기후솔루션은 “민간 금융의 투자위험을 석탄발전 연장이나 공공 보상으로 해결하기 전에, 사업자와 금융기관, 신평사, 감독당국이 사업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시장에 알렸는지부터 밝혀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반복되는 문제제기를 더 이상 명시적인 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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