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토스뱅크•증권 등 디지털에 기반해 운영되는 핀테크 금융기관들은 이제 간단한 송금부터, 전세대출, 주식은 물론 채권 투자까지 우리의 경제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환경보호, 기후위기 대응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수십장의 서류를 클릭 몇 번으로 대체하면서 이들 금융기관이 전통적인 금융기관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 실상을 조금만 알고 나면 '카뱅', '토스' 등을 이용하는 것이 마냥 친환경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금융산업은 다른 산업들과 달리 공장을 가동하고, 제품을 만드는 일이 적어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고, 기후위기를 촉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 산업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의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다면 기후위기에 상당한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금융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중요해졌고,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금융기관들도 투자나 금융 제공 기업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금융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 금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 중 13개 사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금융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첫 단추가 되는 과제가 바로 탈석탄 금융입니다.
석탄발전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배출하는 에너지원으로, 연간 1억 5천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국가 배출량의 약 24%를 차지합니다.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며 활용도를 급격히 상실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에서 ESG투자와 기후위기 대응이 보편화되고, 석탄발전사업의 재무적, 경제적 위험으로 좌초자산화될 것이 명확해지면서 이미 국내 10여 개 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금융기관이 석탄 채굴 및 석탄 발전 관련 사업과 관련 기업에 대해 금융 제공과 투자를 중단하는 ‘탈석탄 금융’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국민연금도 2021년 탈석탄 선언에 이어 2024년 12월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하면서 금융시장의 탈석탄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핀테크 금융기관들의 탄소중립, 탈석탄 정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점차 주식, 채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은 개인들이 손쉽게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유인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더 큰 책임을 가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 금융기관들의 관련 정책은 전무합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지난 3월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금융기관 5개(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 토스뱅크, 토스증권,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탈석탄 금융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3가지의 정책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석탄 발전 매출 20% 기업에 대한 투자, 인수 등 금융제공과 투자상품의 판매 및 중개 중단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관련된 모든 금융 행위 중단
탈석탄 금융 정책 수립 및 이행
하지만 지금까지 회신이 온 곳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2곳, 석탄 금융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 뿐이었습니다.
석탄발전, 기후위기에 기여하는 것은 핀테크 금융기관들이 추구하는 혁신, 사회적 책임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기후솔루션에서는 앞으로도 금융산업의 탈석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핀테크 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