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한국은 탈탄소화를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을 늘려 왔지만, 원료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제도는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바이오연료 공급망은 산림파괴 원료는 물론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과 관련된 광범위한 환경·사회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본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잇는 팜 기반 바이오디젤 공급망을 따라가며 무역 동향과 주요 기업 행위자, 그리고 이들이 문서로 확인된 환경·사회 리스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석한다.
요약
한국의 바이오연료 산업에서 산림파괴, 이탄지 훼손, 토지권 분쟁, 부패, 위법 행위와 연관된 인도네시아산 팜유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인증 제도와 자발적 서약은 개별 기업 단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경관(landscape) 단위의 영향을 충분히 다루지 못해 현장에서 일관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책임이 생산국에 전가되고, 한국의 최종 사용자는 환경·사회적 리스크는 물론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리스크에도 노출된다.
국제 기준이 강화될수록 한국이 고위험 팜유 제품의 '누출 시장(leakage market)'이 될 가능성은 커진다. 수요 측면의 안전장치가 강화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바이오연료 소비는 기후·생물다양성 목표를 훼손하고 산림파괴와 연계된 공급망을 고착시킬 우려가 있다.
정책 제언
정책결정자
1. 전과정평가(LCA) 의무화: 바이오연료에 대한 LCA 기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온실가스(GHG) 배출량 평가는 간접 토지이용변화를 포함한 공급망 전반의 배출을 포괄해야 한다. 완전한 LCA 기준을 시행하는 것은 고위험·고영향 원료를 회피하고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2. 엄격한 지속가능성 기준 도입: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 생물다양성 영향, 인권에 대한 고려 등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기준에 근거해 바이오연료 지속가능성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준수 여부는 강력한 공급망 실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하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원료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실적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3. 공급망 실사 규제 도입: 기업과 금융기관이 바이오연료 공급망 전반에 걸쳐 환경·인권 실사를 수행하도록 의무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이 규제에는 고충처리 및 구제 절차가 포함되어야 하며 산림파괴 없이 생산된 것으로 검증된 제품만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
4. 산림파괴 없는 공급망 서약: 기한이 명시된 산림파괴·이탄지 개발·착취 금지(NDPE) 정책을 선언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약속은 공급망 전반에 적용되어야 하고 산림파괴, 인권 침해, 부패, 불법행위 등과 연계된 공급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한 모니터링과 배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5. 인권 및 환경 실사 이행: 생산자의 자기신고와 자발적 인증에 의존하기보다 공급망 전반의 실사를 강화해야 한다. 기업과 금융기관은 투명하고 독립적인 평가, 개방된 고충처리 절차, 그에 따른 배제 기준 등 실사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유해하거나 NDPE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관행을 모니터링·식별하고 완화해야 한다.
6. 리스크 관리 및 공시 강화: 산림파괴, 생물다양성 영향,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리스크 관리 및 공시 체계에 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식별하고, 공급망 및 재무적 노출을 평가하며, 관련 리스크와 대응 조치를 국제 공시 기준에 부합하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주요 결과
한국의 바이오연료 정책으로 인해 수입 팜 기반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24년 기준 팜유와 팜 파생물은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의 72%를 차지하며, 2015년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의무화제도(RFS) 시행 이후 그 사용량이 네 배로 증가했다. 원료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연료 수요가 수송 부문 전반으로 확대될수록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바이오디젤 원료 구성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의 상류 부문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대형 정유사들은 직접 투자와 합작 사업을 통해 플랜테이션에서 바이오연료 정제시설까지 이어지는 팜 가치사슬을 수직 통합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역할은 단순히 하류 부문에서 원료를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인도네시아의 자원 거버넌스에 더욱 깊이 관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과 연계된 공급망은 각종 인증과 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경적·사회적·법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의 90% 이상이 생태계 훼손, 토지권 분쟁, 거버넌스 부패 사례와 연관되어 있다. 이는 규제가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집행 또한 미흡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도네시아산 팜유 및 팜 파생물의 대한국 교역 흐름과 공급망 리스크 (2023–2025)한국 수입량의 약 4분의 1은 2025년 수마트라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홍수에 연루된 양허지 및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가 허가를 취소한 양허지에서 나온 팜유 및 팜 파생물이 2025년 수입 물량의 23%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은 재해와 연관된 원자재 교역에 대응할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갖추고 있지 않다.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안전장치가 없는 한국 바이오연료 정책은 한국을 누출 시장(leakage market)으로 만들고 있다. EU가 산림파괴 없는 공급망에 관한 요건을 강화함에 따라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공급업체들은 규제 도입이 지연된 국가, 즉 ESG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바이오연료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국과 같은 국가로 수출 물량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산림파괴 제로 정책(zero-deforestation)을 갖추고 있지 않은 한국 기업들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급망이 유지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확인된 한국 팜유 수입 기업 중 공급망 전반에 걸쳐 산림파괴·이탄지 개발·착취 금지(NDPE) 정책이나 그에 상응하는 서약을 채택한 곳은 없었다. 대다수 기업은 인권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역시 갖추고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