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지구 입찰 24GW 수용 위해 신규 발전지구 3800~6500㎢ 필요…기준 시나리오 약 4300㎢
2029년 첫 입찰 전 발전지구 지정, 2031년부터 연평균 약 700㎢ 신규 지정 필요…입찰·입지·계통 연계한 로드맵 제안
고정식 7년·부유식 9년 사업기간 적용하면 2035년 준공량 18.4GW…목표 달성 위해 사업기간 단축과 일정 관리 필요
정부가 해상풍력 보급목표와 중장기 입찰계획을 제시한 가운데, 이를 실현하려면 발전설비가 들어설 바다를 얼마나, 언제까지 확보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상풍력은 바다가 넓다고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업과 선박 통항, 환경보전, 군사활동 등 다른 해양 이용과 조정이 필요하고, 생산한 전기를 보낼 전력망도 갖춰야 한다. 목표 용량을 실제 보급으로 연결하려면 개발 가능한 해역을 입찰 일정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GESI)는 ‘해상풍력 보급 목표 달성에 필요한 해양공간 면적 연구’를 통해 정부가 2035년까지 계획한 발전지구 경쟁입찰 물량 24GW를 수용하려면 약 3800~6500㎢(서울 면적의 약 6.3~10.7배)의 신규 발전지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약 4300㎢(서울 면적의 약 7.1배)가 필요한 것으로 산정됐다. 연구진은 국내 해상풍력 단지 34개와 해외 주요 분석대상 단지 55개의 설비용량과 면적을 분석하고, 단지 규모와 고정식·부유식 특성 등을 반영해 필요한 해양공간을 추정했다.
발전지구는 정부가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할 해역으로 사전에 지정하는 구역이다. 주택 공급에 비유하면 발전지구 확보는 집을 지을 택지를 준비하는 일에 해당한다. 공급할 주택 수만 정한다고 집이 지어지지 않듯, 해상풍력도 설치할 발전설비의 규모와 함께 이를 수용할 입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2035년까지 해상풍력 25GW를 보급한다는 목표와 함께, 2026~2035년 총 55GW 규모의 입찰계획을 제시했다. 보급과 입찰은 서로 다른 개념으로, 보급목표는 실제 설치할 발전설비의 규모이고, 입찰은 사업을 선정하는 단계다. 입찰 이후에도 사업 추진과 건설에 시간이 걸리므로, 2035년까지 55GW를 입찰한다고 같은 해에 55GW가 모두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총 55GW의 입찰계획 가운데 31GW는 기존 경쟁입찰, 24GW는 정부가 입지를 먼저 지정하는 발전지구 경쟁입찰로 추진된다. 올해 3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으로 정부 주도 계획입지 체계의 기반이 마련됐지만, 보고서는 발전지구를 얼마나, 언제까지 지정할지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산정한 신규 발전지구 약 4300㎢는 이 가운데 발전지구 경쟁입찰 물량 24GW를 수용하기 위한 면적이다. 해당 물량은 연구가 적용한 사업기간을 고려하면 204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의 핵심 지표는 ‘설비용량 밀도’로, 바다 1㎢에 설치할 수 있는 발전설비 규모를 뜻한다. 발전기는 서로의 바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간격을 두고 배치해야 하며, 발전지구에는 구역 사이의 여유공간과 공용 회랑 등 발전기를 설치하지 않는 공간도 필요하다. 고정식은 발전설비를 해저에 고정하는 방식이고, 부유식은 바다에 띄운 구조물을 계류선과 앵커로 고정하므로 이를 위한 공간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는 이러한 조건을 반영해 필요한 면적을 하나의 숫자가 아닌 시나리오별 범위로 제시했다.
2035년 보급목표 25GW에 필요한 총 해양공간은 별도로 분석했다. 기존 단지와 이미 선정된 사업 등을 포함한 전체 보급물량을 동일한 유효밀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700~6660㎢,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약 4340㎢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별 사업이 실제로 차지하는 면적을 합산한 값이 아니라, 목표 용량에 필요한 공간 규모를 공통 기준으로 추정한 계획상 수치다. 신규 발전지구 약 4300㎢와는 산정 대상이 다르므로 두 수치를 더하거나 같은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분석 결과, 2035년까지 예정된 발전지구 경쟁입찰 물량 24GW는 현재 확인되는 예비지구 가능해역 안에서 면적 총량상 수용 가능한 범위로 나타났다. 예비지구는 정부가 발전지구 지정에 앞서 입지 적합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우선 지정하는 구역이다. 연구가 고정식으로 가정한 18GW의 소요면적은 고정식 가능해역의 약 29~54%, 부유식으로 가정한 6GW의 소요면적은 심해 가능해역의 약 16~23%에 해당했다.
다만 지도상 설치 가능성이 있는 해역과 실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해역은 다르다. 가능해역이 여러 곳에 잘게 나뉘어 있으면 총면적이 충분해도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기 어렵다. 군사시설에 따른 추가 제약이나 지역별 전력망 접속 여건을 고려하면 실제 발전지구로 활용할 수 있는 해역은 더 제한적일 수 있다. 연구는 바다의 총면적보다 실제 개발 가능한 연속된 해역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공간 확보에는 구체적인 시한도 있다. 첫 발전지구 경쟁입찰이 예정된 2029년 하반기 이전에 최초 발전지구 지정이 완료돼야 한다. 연간 4GW의 발전지구 입찰이 예정된 2031년부터는 기준 시나리오상 연평균 약 700㎢의 신규 지정이 입찰에 선행돼야 한다. 이는 해당 연도에 발전기를 모두 설치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입찰할 사업이 들어설 해역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입지를 확보한 후 발전설비가 실제로 가동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는 2026년 하반기 이후 입찰 공고 물량이 모두 선정·이행된다고 가정하고, 입찰 공고부터 준공까지 고정식 7년, 부유식 9년을 적용했다. 그 결과, 2035년 누적 준공량은 약 18.4GW로 정부 목표보다 6.6GW 부족했다. 고정식 사업기간을 6년으로 단축하면 약 24.9GW로 목표에 근접하고, 부유식도 8년으로 단축하면 약 25.4GW로 목표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는 해상풍력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 발전지구 확보와 함께 사업기간 단축 및 준공 일정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는 고정식 해상풍력의 공간 확보가 주요 제약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현행 정부 보급계획에 2050년 목표가 별도로 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K-Map 2.0의 해상풍력 98GW를 탄소중립 경로로 적용했다. 정부 입찰계획을 완전히 이행한 이후의 추가 물량을 모두 발전지구로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고정식 발전지구 소요면적은 현재 확인되는 고정식 가능해역의 약 72~135%에 달했다. 필요한 공간이 현재 가능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조건에 따라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연구는 절대 배제구역과 협의·조정 가능한 공간 제약을 구분하고, 예비지구 검토 초기부터 관계부처 협의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군사훈련구역 등 다른 해양 이용과 중첩되는 해역에 대해서는 국방상 필요와 실제 이용 여건을 고려해 공동이용이나 조건부 이용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공간 여력이 있는 심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부유식 상용화와 해상계통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솔루션 이수현 연구원은 “정부가 입찰 물량을 정해도 사업이 들어설 바다가 준비되지 않으면 입찰은 계획대로 이행될 수 없다. 첫 발전지구 경쟁입찰이 2029년 하반기로 예정된 만큼 최초 발전지구 지정은 사실상 향후 2~3년 안에 이뤄져야 하고, 2031년부터는 연평균 약 700㎢의 신규 지정이 입찰에 앞서야 한다. 입찰 일정과 연계한 연도별 발전지구 지정계획을 마련하고, 계통 접속 여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간 제약을 조정해 고정식 해상풍력의 개발 가능해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부유식 보급과 해상계통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며 “한쪽이 지연될수록 다른 쪽에 요구되는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장기 계획 단계에서 두 경로의 실현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는 해상풍력 입찰계획을 실제 보급으로 연결하기 위해 입찰 일정과 연계한 중장기 발전지구 지정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적으로는 예정된 입찰에 앞서 개발 가능한 해역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간 제약 조정과 부유식·해상계통 확충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얼마나 많은 해상풍력을 보급할 것인가’라는 목표 중심의 논의를 ‘그 설비가 들어설 바다를 얼마나, 언제까지 준비할 것인가’라는 실행계획의 문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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