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탄소 경제성장…우리도 할 수 있다, 해상풍력
19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탄소 배출량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시기가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더디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탈동조화가 지연되는 이유로는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점이 꼽혔습니다.
그렇다면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산업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솔루션이 해상풍력입니다.
TSMC가 RE100 조기 달성하는 치트키
삼성전자와 자주 비교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TSMC는 해상풍력을 통해 RE100 조기 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0년, 대만에서 약 1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습니다.
TSMC가 대만에서 RE100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해상풍력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한국이 아직 해상풍력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대만은 3~4GW 규모의 용량을 확보하며 발전 단가를 낮추고 유럽과 같은 성숙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한겨레 '원전 없인 반도체·AI 못 한다고? TSMC의 대만은 ‘해상풍력’ 키웠다', 김규남 기자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주목한 한국의 해상풍력 공급망
지난 14일,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국내 공급망 기업(세아윈드)의 현지 법인을 방문했습니다. 세아윈드는 영국에서 9억 파운드(약 1조 6319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수주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모노파일 제조 공장을 건립 중인 기업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조선업 등에서 축적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풍력 타워, 하부구조물 제작, 전기 시스템 구성, 송전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풍력 타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해저 케이블 분야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풍력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해상풍력 보급이 확대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RE100 달성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을 통한 실적(트랙레코드) 확보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한 분석에 따르면 2035년까지 총 15만 개 이상의 직접 고용 창출이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내 해상풍력 보급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
해외 해상풍력 법제도의 공통점, 계획입지
오는 2월 27일이면 우리나라도 풍력발전 5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 해상풍력 보급량은 0.1GW에 불과하며, 이는 정부의 2030년 목표(14.3GW)의 1%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가 해상풍력 보급의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려면 해외 해상풍력 법제도의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TSMC 사례에서 언급했듯, 대만이 아시아 해상풍력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정부가 앞장서서 해상풍력 적합 입지를 발굴하고,
2️⃣ 주무부처가 적극적으로 부처 간 협의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해상풍력이 설치되는 해양공간은 어업, 선박 통항, 해양생물 서식, 군사 훈련 등 다양한 이용 행위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입지를 선정할 경우, 이후 인허가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정부가 계획입지를 지정하면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덴마크,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은 해상풍력 계획입지 법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독일: ‘해상풍력에너지법’을 통해 해상풍력 입지 선정 및 인허가 절차 체계화
덴마크: ‘재생에너지 보급촉진법’을 통해 해상풍력 발전 안정적 확대 기반 마련
🔗출처: 머니투데이 '해상풍력법, 이번 입법기회 놓치면 한국 뒤처질 것', 권다희 기자
복합위기시대, 해상풍력으로 길을 찾다
2024년은 기후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되며, 전세계의 기후 행동 속도가 여전히 느리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종을 울렸습니다. 해상풍력은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실현할 핵심 수단입니다. 22대 국회,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조치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