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COP30 현장서 17일(벨렝 현지시각),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PPCA 가입 밝혀
한국 정부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국제 탈석탄 동맹(PPCA, Powering Past Coal Alliance) 가입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 한국 정부는 이번 가입을 통해 석탄 중심 전력체계에 매여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정부의 국정과제를 넘어 COP30이라는 세계 최대 기후 무대에서 공식화했다. 한국의 PPCA 가입은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로, 아시아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환에 긍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정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탈석탄으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조속히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정책 이행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PPCA는 석탄 발전의 종식을 목표로 전 세계 180개 이상의 국가·지방정부·기업·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연합으로, 탈석탄은 이미 국제사회의 명확한 규범이 된 지 오래다. 국가 단위로는 현재 영국, 미국, 멕시코를 비롯해 6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의 폐쇄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이며, OECD 38개국 중 14개국은 이미 석탄 없는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13개국은 2030년까지 단계적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석탄발전은 좌초자산으로 간주되고 있어 경제적 이점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한국의 석탄 발전 설비 용량은 39.1 GW(2023년 기준)로,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먼저 가입한 싱가포르가 석탄 발전을 하지 않는 국가임을 감안하면 한국의 가입은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수출경제 중심의 한국은 재생에너지 기반을 확충할수록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될 수 있으며, 실제 설문에서도 전 세계 기업 리더의 97%가 화석연료 탈피를, 78%가 2035년 또는 그 이전까지의 신속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지한 바 있다. 결국 조속한 탈석탄은 기후 대응뿐 아니라 외교·에너지 안보·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이번 발표 직전까지 한국은 OECD 국가 중 PPCA에 가입하지 않은 4개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국제사회의 전환 흐름에 합류한 것은 물론, 실제 석탄 발전 감축 의미에 있어선 사실상 아시아 첫PPCA 가입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환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날 중동의 바레인이 한국과 함께 PPCA 가입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탈석탄을 향한 한국의 현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석탄발전은 여전히 발전량의 30%에 육박하지만, 현재까지 정부가 밝힌 계획은 61기의 석탄발전소 중 40기를 2040년까지 폐지하겠다는 내용이며 나머지 21기에 대해서는 폐지 시점조차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올해 1월에는 신규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 2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삼척그린파워는 정부의 석탄·암모니아 혼소 중단 선언 이후에도 혼소 추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석탄발전의 적자와 과도한 용량을 보전하는 현행 전력시장 제도는 석탄발전에 특혜를 부여하며 수명 연장을 고착화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행태들은 전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제공하는 대신, 시장과 산업계에 혼란만 초래하게 된다.
더불어 새 정부는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를 통해 ‘2040년 탈석탄’을 제시한 바 있지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감축 속도는 이보다 더욱 가파르다. 기후솔루션과 메릴랜드대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2035년 NDC 상한선인 61%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석탄발전의 전면 폐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은 PPCA 가입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기 탈석탄을 향해 확실하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탈석탄에 성공한 다른 국가들 역시 PPCA 가입 이후 명확한 로드맵 수립, 석탄발전에 대한 비용 부과 및 규제 강화, 단계적 폐쇄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일련의 정책 패키지를 추진하며 전환을 앞당겨 왔다. 당장 현재 진행 중인 COP30에서도 의장국인 브라질이 ‘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TAFF) 로드맵’을 통해 에너지 부문 감축의 구체적인 논의를 이끌고 있다. 한국도 이런 국제 세부 계획에 보다 힘을 싣는 한편 다음해 수립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조기 탈석탄의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이에 상응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정의로운 전환 등 강력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가스는 메탄 누출로 인한 기후영향이 크고 국제 가격 변동에 취약해 에너지 안보에도 부담을 주는 만큼, 한국의 탈석탄은 가스라는 또 다른 화석연료로의 우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로의 직행이어야 한다.
한국은 190개국 5만 6천 명이 모인 COP30 무대에서 PPCA 가입을 발표하며, 세계, 특히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도 전환을 견인하는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 이러한 리더십을 보인 한국은 이제 실질적인 이행을 나서야 한다. 이런 실천이 이어진다면 1.5°C 목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공동의 파리협정 이행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조치가 될 뿐 아니라, ‘무탄소 전력’을 필수 요건으로 요구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수출 기반을 지키는 국가 성장 전략도 될 것이다.
(부록)
아래는 탈석탄동맹(PPCA) 측에서 보도 활용을 전제로 기후솔루션에 공유한 주요 인사의 발언입니다. 보도 시 자유롭게 인용하셔도 됩니다.
· 케이티 화이트(Katie White)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Department for Energy Security and Net Zero) 기후 장관 겸 PPCA 공동의장
o 번역 : “지금은 전 세계가 석탄에서 벗어나려는 전환의 중대한 시점이며, 이런 때에 한국과 바레인이 PPCA에 합류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두 나라의 결단은 기후 리더십의 훌륭한 사례이며, 이들이 보여줄 청정에너지 전환의 성과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형태로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o 원문 : “This is a critical point in the global transition away from coal, which is why it’s great to have the Republic of Korea and Bahrain on board with the PPCA – demonstrating true climate leadership. By taking this ambitious step, they can reap the rewards that we are seeing from our own clean energy transition, creating new jobs and driving economic growth.”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o 번역 : “PPCA 가입을 통해 대한민국은 정의롭고 청정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가입을 통해 국내 석탄발전 퇴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전환을 가속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석탄에서 청정전력으로의 전환은 기후 대응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며 미래 산업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입니다.”
원문 : “By joining the PPCA, we are demonstrating the Republic of Korea’s commitment to accelerating a just and clean energy transition. Through the Alliance, we will kickstart our coal phase-out, as well as help the Alliance advance the coal transition worldwide. The shift from coal to clean power is not only essential for the climate. It will also help both the Republic of Korea, and all other countries increase our energy security, boost the competitiveness of our businesses, and create thousands of jobs in the industries of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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