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업계 관계자 89.5% 용량요금 ‘부정적’이라고 응답…개선 필요에 과반 동의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전력시장 위해 복잡한 구조와 불투명한 산정 기준 해소해야
전력업계 전문가 다수가 전력시장 내 용량요금제도가 복잡성과 비효율성으로 인해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왕진 의원실이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력시장 용량요금제도 개선 및 한국형 용량시장 도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계⋅연구기관 소속 전문가 19명 중 89.5%가 현행 용량요금제도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밖에도 ‘기준 발전기 업데이트를 통한 기준용량가격(RCP) 합리화’, ‘지역계수(LF) 강화를 통한 지역별 용량가격 차등화’, ‘성과연동형 용량가격계수(PCF) 강화를 통한 유연성 설비에 대한 보상 강화’에 각각 89.4%, 73.7%, 84.2%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현행 용량요금 체제에 문제점이 많으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량요금제도는 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설비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를 보상하기 위해 도입됐다. 첨두부하 때 순발력 있게 발전을 해서 수요와 공급을 맞추고 예비력을 제공해 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지급된 돈이다. 그러나 현재는 복잡한 구조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과도하게 상승한 기준용량가격, 그리고 효과가 없는 계수들로 인해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용량요금제도를 시장 기반의 용량시장으로 전면 개편하고, 예비율 기준을 낮춰 시장 경쟁을 활성화해 용량요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용량시장은 발전소가 필요 용량을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공급하고, 이에 따라 적정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말하며, 이는 기존의 복잡한 보상 체계를 단순화하고 공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용량요금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통해 왜 특정 요금이 책정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일부 발전소에서 큰 발전기를 설치해 초과 수익을 챙기려는 편법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부 가스 발전소들은 사업허가 용량을 초과하는 출력을 내는 대형 발전기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추가 용량요금을 챙기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허가 용량과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초과하는 편법으로, 전력거래소의 용량요금 체계와 계통 운영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법을 준수한 발전 사업자들은 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편법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 용량가격의 합리화와, 경쟁기반의 용량시장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용량요금 지급 구조를 개선해 용량으로 인한 초과 수익 발생을 방지하고, 전력시장 운영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 에너지시장정책팀 임장혁 연구원은 "현행 용량요금제도는 다수의 가스발전사에게 과도한 용량요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여 가스발전 설비를 지나치게 확대함으로써 전력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라며, “전력시장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보상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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