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129개 규제 지자체 전수조사 및 114곳 공식 답변 심층 분석
장흥·진도 등 9곳, 상한 넘는 옛 조례로 인허가 처리…거창 등 10곳은 미적용, 극과 극
“중앙정부, 조례 정비 전 허가 기준 명확히 안내하고 이행 점검해야”
정부가 대대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내걸며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했지만, 정작 일선 인허가 현장에서는 정책과 실무의 심각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법령과 지자체 조례 간의 ‘서류상 불일치’ 문제가 조명되기도 했고, 실제 법 시행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중앙정부의 명확한 실무 지침 부재로 지자체들이 자의적인 해석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태양광 이격거리 국가 상한제가 시행(9월 18일)된 지 약 한 달을 맞아, 전국 기초지자체 중 규제를 운영해 온 129곳의 조례를 전수조사하고 이 중 114곳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회신한 ‘실제 인허가 처리 방침’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오늘 발표했다.
앞서 이달 초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전국 129개 규제 지자체 대부분의 조례 문구가 개정 법령(주택 이격 최대 200m, 도로 이격 전면 폐지)과 충돌하고 있다는 현황이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인허가 담당 부서의 실상을 직접 확인한 결과, 문제는 단순한 조례 정비 지연을 넘어선 명백한 위법 행정이 확인됐다.
장흥·진도 등 9개 지자체, 상위법 무시하고 옛 위법 조례로 허가
국민신문고 공식 답변(114건) 분석 결과, 보은·증평·홍성·순창·김제·장흥·진도·부안·진안 등 9개 지자체는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신규 허가 신청에 대해 상한을 넘는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를 계속 적용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들 9곳의 현행 조례에는 모두 상위법이 허용하지 않는 ‘도로 이격 규정’이 들어 있다.
특히 장흥군은 고속도로·국도 1000m, 지방도·군도 500m라는 과도한 규제를 둔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군과 김제시 역시 기존 자치법규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 중이라고 답했고, 김제시는 조례 개정 일정을 아예 내년(2027년)으로 미뤄 잡았다. 홍성군은 9월 입법예고를 마쳤음에도 최종 공포·시행 전까지는 현행 조례로 업무를 처리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천·포천·경산·함안·거창·계룡·보성·봉화·가평·의령 등 10곳은 법 개정에 따라 조례 정비 전까지 이격거리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답했다. 똑같은 태양광 사업이라도 어느 지자체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행정처분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부 “모니터링 중”이라더니, 같은 안내문 받고도 해석은 제각각
이러한 현장의 자의적 행정은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부실한 사후 관리가 낳은 결과로 파악됐다. 기후부는 앞서 박지혜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지방정부에 조례 개정을 안내하였으며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으나, 가이드라인 부재로 현장의 혼선은 전혀 정리되지 않았다.
일례로 기후부가 지난달 15일 지자체에 내려보낸 같은 안내 공문을 근거로 들면서도, 음성군은 ‘상위법 기준 적용’을, 함안군은 ‘이격거리 미적용’을 택했다. 심지어 합천군은 한 답변 안에 현행 조례 적용과 적용 불가 방침을 동시에 적어내는 등 내부적으로도 혼선이 발생했다.
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인허가팀 김은지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개정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지자체가 조례를 조속히 정비하고, 정비 전에도 법에 맞는 기준으로 인허가를 처리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도 조례 정비 전 허가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 안내하고, 지자체별 이행 상황을 점검해 현장의 혼선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이격거리 지자체 전수조사 및 행정 실태 분석 보고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외치는데…지자체 9곳, 상위법 위반 조례로 사업 차질
• 기후솔루션,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129개 지자체 조례 전수조사…129곳 공식 질의해 114곳 답변 분석 • 9곳은 법이 금지한 옛 조례 기준으로 허가, 다른 10곳은 "적용 불가"…같은 법 두고 정반대 행정 • 129곳 중 118곳(91.5%)에 법이 허용하지 않는 조항 그대로…75곳은 개정 절차조차 확인 안 돼, 시행 한 달간 고친 곳 7곳뿐 • "중앙정부가 허가 기준 명확히 안내하고 지자체 이행 점검해야" |
정부가 대대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내걸고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정작 인허가 현장의 혼선은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격거리에 국가 상한을 둔 개정 재생에너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일부 지자체는 법이 "적용할 수 없다"고 못 박은 옛 조례 기준으로 여전히 태양광 허가를 처리하고 있었고, 같은 법을 두고 지자체마다 허가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규제 지자체 10곳 중 9곳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조항을 아직 조례에 남겨 두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운영해 온 전국 129개 지자체의 조례·규칙·지침 원문을 전수조사하고, 이 가운데 129곳에 국민신문고로 개정 계획과 9월 18일 이후 허가 기준을 물었다. 10월 16일까지 도착한 공식 답변 114건을 분석한 결과, 9곳은 법 시행 이후에도 상한을 넘는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를 허가에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은·증평·홍성·순창·김제·장흥·진도·부안·진안이다. 이들 9곳의 조례에는 모두 시행령이 허용하지 않는 도로 이격 규정이 들어 있다.

개정 재생에너지법 제27조의3은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개발행위허가를 할 때 법령이 정한 경우 외에는 이격거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제1항),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그 기준에 따라 이격거리를 적용할 수 있게 했다(제2항). 부칙에 따라 이 조항은 9월 18일 이후 접수된 허가 신청부터 적용된다. 시행령은 태양광의 경우 주택 5호 이상이 모인 곳으로부터 최대 200m 안에서만 이격거리를 둘 수 있게 했고, 도로 이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장흥군은 고속도로·국도 1,000m, 지방도·군도 500m, 10호 이상 주택 500m의 이격거리를 두고 있는데, 답변에서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진도군은 "현행 자치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하여 처리하고 있습니다", 김제시는 "기존 김제시 도시계획조례 이격거리를 적용 중"이라고 답했다. 5호 이상 주거밀집지역 250m, 법정도로 200m 기준을 둔 진안군은 10월 14일 답변에서 "현재 조례에 맞춰서 적용"한다고 했다. 홍성군은 9월 입법예고를 마쳤지만 "개정 조례가 최종 공포·시행되기 전까지는 현행 조례 규정"으로 업무를 처리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 6곳(보은·증평·김제·장흥·진도·진안)은 입법예고 등 개정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아, 옛 기준 적용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김제시는 개정 조례 시행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다. 홍성·순창·부안은 개정 절차를 밟고 있지만 공포 전까지는 옛 기준을 쓴다.
■ 같은 법 두고 "적용" vs "적용 불가"
반대로 이천·포천·경산·함안·거창·계룡·보성·봉화·가평·의령 10곳은 조례를 고치기 전까지 상한을 넘는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진안과 같은 날 답변한 의령군은 "상위 법령에서 정한 상한 기준을 초과하는 기존 조례의 이격거리 규정은 조례 개정 전까지 적용할 수 없음"이라고 했고, 함안군도"이격거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같은 법을 두고 한쪽은 옛 조례를 적용하고, 다른 한쪽은 적용할 수 없다고 정반대로 판단한 것이다.
나머지 가운데 71곳은 상위법이나 상한 범위 안의 기준으로 허가를 처리한다고 답했지만, 24곳은 답변만으로는 기준을 알기 어렵거나 내용이 엇갈렸다. 파주시는 도로 이격 규제가 현 조례와 상충해 "상위법을 따라야 함"이라면서도 중앙부처 의견 확인과 관계부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같은 태양광 사업이라도 어느 지자체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허가 결과가 갈릴 수 있는 셈이다.

정부 안내도 혼선을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가 9월 15일 지자체에 보낸 공문을 답변에 명시한 음성·함안·합천 3곳의 결론은 서로 달랐다. 음성군은 조례 개정 전까지 상위 법령·지침 기준으로 허가를 검토한다고 했고, 함안군은 이격거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으며, 합천군은 한 답변 안에 현행 조례 적용과 적용 불가를 함께 적었다.
■ 시행 한 달, 조례 고친 곳 7곳뿐
조례 정비도 더디다. 10월 16일까지 조례 개정을 공포·시행한 곳은 청도·화순·화천·여주·성주·강화·달성 7곳에 그쳤다. 법 시행일인 9월 18일 당시 정비를 마친 곳은 청도와 화순 2곳뿐이었다.
조사 대상 129곳 중 118곳(91.5%)에는 여전히 주택 이격거리 200m 초과, 5호 미만 주택 규제, 도로 이격 가운데 하나 이상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75곳(63.6%)은 입법예고 등 개정 절차가 확인되지 않았다. 공식 답변을 보낸 114곳 중에서도 61곳은 아직 입법예고 전이었고, 김제·인제·무안·양양·파주·포천 6곳은 정비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다.

"고쳤다"는 조례에도 상한을 넘는 규정이 그대로 남은 경우가 있다. 남원시는 7월 조례를 개정한 뒤 답변에서 "개정 완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했지만, 현행 조례에는 도로 300m, 5호 미만 주택 50m 규정이 그대로 남아 있다. 8월 조례를 개정한 부여군은 주택 이격거리를 여전히 1,000m로 두고 있다.
■ "위법하다고 다툴 수 있어"…정부가 바로잡아야
법조계에서는 시행일 이후 신청에 옛 조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법 규정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사무소 솔라리스 김성우 변호사는 최근 기고에서 조례나 내부 지침상 일정 거리 이내라는 이유만으로 허가를 거부했다면 "위법하다고 다툴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인허가팀 김은지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개정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지자체가 조례를 조속히 정비하고, 정비 전에도 법에 맞는 기준으로 인허가를 처리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도 조례 정비 전 허가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 안내하고, 지자체별 이행 상황을 점검해 현장의 혼선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중앙정부가 ▲조례 정비 전 허가 기준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과 행정지도를 내리고 ▲지자체별 조례 정비 현황을 공개하며 ▲상한을 넘는 조례를 계속 적용하는 지자체에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 개요
• 조사 대상: 태양광 이격거리를 조례·규칙·지침으로 규제해 온 지자체 129곳.
• 전수조사: 2026년 9월 21일 조례·규칙·지침 원문과 입법예고 기록을 조사하고 10월 16일까지 공포·시행된 개정을 반영.
• 지자체 질의: 9월 29~30일 국민신문고로 129곳에 질의(대구 군위군은 10월 15일). 10월 16일까지 도착한 답변 114건 기준(답변일 9월 30일~10월 16일). 답변하지 않은 15곳은 공개 기록으로 판단
• 정비 대상 조항: 주택 이격거리 200m 초과, 5호 미만 주택 규제, 태양광 도로 이격 중 하나 이상. 시행령은 이격거리를 둘 수 있는 주택 기준을 5호 이상으로 정함. "정비 완료"는 개정·폐지의 공포·시행 사실 기준이며, 이 조사는 개별 허가처분의 위법 여부에 대한 법률 의견이 아님
• 법령 기준: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제27조의3 및 같은 법 시행령(2026년 9월 18일 시행). 자치법규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자치법규정보시스템(E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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