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석탄 말고 그럼 뭘 쓰자고?

발행일
2026-06-29

편집자
임소연

석탄이 우리의 노후 자금을 갉아먹고, 국가 수출을 가로막고, 내 전기요금 고지서를 부풀린다는 사실. 지난 네 편을 통해 확인했을 거예요.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들 수 있어요.

"그래도 석탄이 제일 만만한 거 아닌가? 당장 끄면 감당할 수 있어?"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Q1. 석탄이 그나마 제일 싼데, 안 쓰면 당장 내 전기요금 폭탄 맞는 거 아닌가요?

전력 시장의 이상한 '계산법'을 알면 생각이 바뀔 거예요. 우리나라 전기 도매시장은 가장 비싼 연료(주로 가스)의 가격이 그 시간대 전체 전기값을 결정합니다. 즉, 석탄이 아무리 싸게 전기를 만들어도 한전은 결국 비싼 가스 가격에 맞춰서 돈을 쳐준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석탄 발전소에는 전기를 안 만들어도 숨만 쉬면 주는 '기본급(용량요금)'이 매년 수조 원씩 나갑니다. 반대로 태양광과 풍력은 연료비가 0원이라 전력망에 들어오는 순간 전체 전기 도매가격을 확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죠. 석탄을 끄는 게 전기요금 폭등이 아니라, 오히려 요금 폭탄을 막아주는 진짜 방패입니다.

Q2. 햇빛 없고 바람 안 부는 날엔 공장 멈추고 촛불 켜야 하나요?

옛날에는 석탄 같은 거대한 보일러가 24시간 내내 전기를 팍팍 밀어줘야 전력망이 굴러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똑똑해졌죠.

전기가 남아도는 낮에는 거대한 배터리(ESS)나 전기차에 전기를 가득 채워뒀다가, 해가 지면 꺼내 쓰는 기술이 이미 상용화됐습니다. 또 전기가 모자랄 땐 공장들이 알아서 전기를 덜 쓰는 시간대로 작업을 미루고 확실한 금전적 보상을 받기도 하죠. 한 번 켜면 끄기 힘든 낡고 둔한 석탄 솥단지에 목을 매는 것보다, 이렇게 전기를 똑똑하게 주고받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블랙아웃(대정전) 위험도 적습니다.

Q3. 방금 막 수조 원 들여 지은 '새 석탄발전소'들은 그냥 부수자는 건가요?

가장 속 쓰린 질문입니다. 수조 원 들여 갓 지은 삼척블루파워 같은 발전소를 당장 닫자니 너무 아깝죠.

하지만 이미 들어간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돌릴수록 매일 빚만 쌓입니다. 게다가 이 석탄 전기로 물건을 만들어 유럽에 팔려면 어마어마한 '탄소 벌금'까지 내야 합니다. 결국 돌리면 돌릴수록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거대한 고철(좌초자산)이 될 게 뻔합니다. 금융의 세계에서 손절은 무조건 빠를수록 좋습니다.

Q4. 지금 있는 석탄발전소 부지와 설비는 그럼 어떻게 활용하나요?

발전소를 부순다고 그 땅이 버려지는 게 아닙니다. 기존 석탄발전소 주변에는 전기를 도심으로 뻥뻥 뚫어 보낼 수 있는 튼튼한 송전망이 이미 깔려 있습니다. 송전망이 부족해 난리인 지금, 이 자리는 엄청난 금싸라기 땅입니다.

이곳에 대규모 태양광, 풍력 단지를 연결하거나 거대한 에너지 저장 센터를 지을 수 있습니다. 또 기존 발전기에 있던 거대한 터빈을 개조하면, 전력망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아주 훌륭한 안전장치로 똑똑하게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Q5. 비싼 친환경 철강 만들다가, 싼값에 밀어붙이는 중국한테 다 잡아먹히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단단히 착각하는 팩트가 이겁니다. 중국은 더 이상 매연 뿜는 싸구려 철강만 만들지 않습니다. 중국 최대 철강사는 이미 낡은 고로를 부수고 친환경 '수소 철강'을 만드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우리를 빠르게 추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장 내년부터 유럽과 미국은 매연을 뿜으며 만든 철강에는 가차 없이 징벌적 세금을 매깁니다. 우리가 "친환경은 비싸"라며 석탄을 쥐고 있는 사이, 중국은 싼 철강은 물론이고 미래의 '비싼 녹색 철강' 시장까지 싹쓸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여기서 타이밍을 놓치면 중국한테 시장을 내주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전 세계 수출길에서 퇴출 당할 거예요.

Q6. 석탄에 암모니아나 수소 섞어 태우는 '혼소 발전' 하면 그나마 나은 거 아닌가요?

흙탕물 한 컵에 맑은 물 한 숟갈 넣는다고 마실 수 있는 물이 될까요? 암모니아 섞어 태우기(혼소)가 딱 그 짝입니다.

정부 계획대로 비싼 암모니아를 20% 섞어 태워봤자, 나머지 80%는 여전히 새까만 석탄을 태우는 셈이라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펑펑 쏟아집니다. 심지어 섞어 태우기 위해 인프라를 뜯어고치는 데 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갑니다. 낡은 석탄 발전소의 수명을 억지로 늘려주기 위한 꼼수일 뿐입니다.

Q7. 옆 나라 중국, 일본만 해도 탈석탄 안 하고 버티는 것 아닌가요?

뒤에서 몰래 전교 1등 하는 친구한테 속으면 안 됩니다. 중국과 일본이 당장 석탄을 안 끄고 있는 건 맞지만, 이면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태양광 설비 투자의 절반을 쓸어 담으며 압도적인 친환경 강국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막대한 돈을 뿌리며 해상풍력과 수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죠. 겉으로는 옛날 방식을 유지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석탄 이후의 시대를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우리야말로 석탄 믿고 멍하니 있으면 큰일 납니다.

Q8. 가뜩이나 AI 때문에 전기 더 필요하다던데, 석탄까지 끊으면 무슨 수로 전력 수요 맞추나요?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전기가 더 필요하니 낡은 석탄이라도 더 돌리자"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대한민국 전력 시장의 진짜 문제는 '전기량'이 아니라 '배달'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탄 발전소들은 주로 강원도나 남쪽 바닷가에 몰려 있습니다. 여기서 만든 전기를 AI 데이터센터가 모여 있는 수도권으로 끌어오려면 거대한 송전탑을 수백 킬로미터나 새로 깔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고속도로를 짓는 일은 꽉 막혀 있습니다. 바닷가에서 아무리 석탄을 때워 전기를 만들어봤자, 정작 필요한 수도권으로 보낼 길이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맞추는 현실적인 답은 '로켓 배송'이 아니라 '동네 직거래'에 있습니다. 전기가 필요한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 근처에서 바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분산형 에너지, 즉 산단 지붕 태양광이나 지역 풍력 등을 촘촘하게 깔고 스마트 그리드로 묶어주는 게 훨씬 빠르고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멀리서 억지로 전기를 끌어오려는 낡은 방식으로는 AI 시대의 속도를 절대 맞출 수 없습니다.

기후솔루션

대표

김주진

사업자등록번호

561-82-00137

주소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1나길 5 헤이그라운드 5층 505호 (04779)


TEL

02-6013-0137 (대표 번호)

02-6239-0138 (채용 문의)

02-6239-0139 (언론 문의)

02-6459-0140 (후원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