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우는 숲에서 저장하는 숲으로' 보고서 발간 — "산림바이오매스, 기후·산림·재정을 동시에 잠식"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경제적 한계 9.2만 톤인데 증명 실적은 약 167만 톤…한계의 약 18배
국내 전체 목재이용량의 65%, 오래 저장되지 못하고 단기간 내 탄소로 배출
국내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생산량이 생태·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공급량을 최대 18배 초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기후솔루션이 22일 발간한 보고서 ‘태우는 숲에서 저장하는 숲으로: 산림바이오매스 축소와 지속가능한 산림정책 전환’에 따르면, 2025년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증명 실적은 약 167만 톤인 반면 REC 없이 경제적으로 조달 가능한 지속가능 공급량은 약 9.2만 톤에 그쳤다. 현재 생산량의 5.5% 수준이다.
산림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무리한 운송비나 보조금에 기대지 않는 선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양은 9.2만 톤 정도인데,실제로는 그보다 약 18배 많은 167만 톤이 발전 연료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REC 지원으로 더 먼 지역의 목재까지 끌어올 수 있다고 가정해도 공급 가능량은 약 15만 톤, 현재 생산량의 8.9%에 불과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에서 "REC 개정 이후의 핵심 과제는 지속가능한 한도 안에서 연료용 수요를 줄이고, 탄소 저장을 위해 장수명 목제품으로의 전환을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특례까지 도입돼, 국내 산림의 연료화 수요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솔루션은 그동안 산림바이오매스 발전의 탄소배출, 산림훼손, REC 보조금 문제를 지적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숲이 감당할 수 있는 공급상한, 바이오매스 생산의 경제성, 바이오매스 연료 축소시 목재 이용 전환 효과를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협동조합 자연과공생연구소의 원 연구(연구책임자 윤여창 서울대 명예교수)를 바탕으로 기후솔루션이 정책 관점에서 재구성했다.
보고서는 산림바이오매스가 보조금 없이는 경제성이 성립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조림·숲가꾸기 보조금을 모두 배제한 조건에서 내부수익률(IRR)을 분석한 결과, 벌기령 20년 바이오매스용 임지는 약 –14%, 30년 펄프재용 임지는 약 –5%로 원금 손실 구간에 머물렀다. 반면 벌기령 60년 장벌기 우량재는 약 2%, 산마늘·곰취 등 비목재 임산물은 약 36~54%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산림 생산 단계에서는 조림·숲가꾸기 보조금이, 발전 수요 단계에서는 REC가 산림바이오매스 시장을 떠받쳐 왔음을 보여준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제도로, 가중치가 높을수록 사실상의 간접 보조금처럼 작동한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전소 설비는 REC 가중치 2.0, 혼소 설비는 1.5를 적용받아 태양광 및 육상풍력보다 높은 수준의 지원을 받아 왔다.
보고서는 산림바이오매스 문제가 발전 부문을 넘어 산림 전체의 탄소 수지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목재는 건축재·목질패널처럼 오래 쓰이는 제품이 되면 탄소를 수십 년 동안 저장할 수 있지만, 바이오매스나 펄프·제지처럼 단수명 용도로 쓰이면 짧은 시간 안에 탄소가 대기로 배출된다.
2024년 기준 국내산과 수입산을 합친 국내 전체 목재이용량 가운데 에너지용은 약 36%, 펄프·제지는 약 30%를 차지했다. 전체 목재이용량의 약 65%가 오래 저장되지 못하고 빠르게 탄소로 돌아가는 용도에 쓰인 셈이다. 보고서는 국내 목재 이용 구조를 반영할 경우 수확목제품(HWP)의 탄소저장량이 IPCC 기본값 대비 2030년 약 62%, 2044년 약 55% 수준에 그친다고 추산했다.
반대로 에너지용 목재를 장수명 제품으로 돌리면 감축 효과가 커진다. 보고서는 에너지용 목재의 30%를 제재목과 목질패널로 재배치할 경우 2044년까지 누적 약 4,767만 tCO₂, 50%를 재배치할 경우 누적 약 8,067만 tCO₂의 배출을 회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림바이오매스 축소는 단순히 발전 연료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숲과 목재에 탄소를 더 오래 붙잡아두는 산림정책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정책 전환 방향으로 국내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REC의 명확한 일몰 로드맵과 지속가능 공급상한 설정을 제안했다. 또한 수확된 목재는 건축재·구조재·목질패널 등 장수명 제품으로 우선 이용하고, 에너지 이용은 재사용·재활용이 어려운 잔재물의 최종 단계 활용으로 제한하는 카스케이딩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벌기 벌채를 유도하는 보조금 구조를 장기 산림경영, 공익직불제, 공급망 투명성 강화, 지역사회·노동 전환 지원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산림팀장은 “REC는 버려지는 나무를 활용하는 장치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양을 훨씬 넘는 연료 수요를 만든 보조금 장치로 작동해 왔다”며 “이제 정부가 할 일은 바이오매스 연료를 더 찾는 것이 아니라, REC 출구와 장수명 목재 전환 로드맵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팀장은 이어 “탄소중립 산림정책의 핵심은 나무를 얼마나 빨리 베느냐가 아니라, 숲과 목재에 탄소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두느냐”라며 “단벌기 벌채를 유도하는 보조금은 장기 산림경영, 공익직불제, 지역 전환 지원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의 분석과 정책 제안을 바탕으로 오는 24일 국회 세미나를 열어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림청, 학계, 임업계, 시민사회가 함께 토론자로 참여해 REC 개편 이후 산림바이오매스 정책의 출구 전략과 산림정책 전환 과제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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