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신재생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환영 및 ‘이격거리 원칙적 금지’를 위한 제언
6년의 현장 목소리가 만든 신재생법 개정, ‘원칙적 금지’를 향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국 사회에서 태양광은 오랫동안 ‘필요하지만 불편한 존재’로 다뤄져 왔다. 12일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은 이러한 논쟁을 지역에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태양광을 정책으로 어떻게 실현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12일 국회는 그동안 태양광 보급 입지를 제한해 온 이격거리 규제와 관련하여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를 위한 개발행위허가 시 지방자치단체장이 이격거리를 원칙적으로 적용할 수 없도록 하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 등 법률에 명시된 경우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외적 경우에 한해 이격거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라는 구조를 법률 차원에서 명확히 한 것이다.
지난 6년, 기후솔루션이 전국 각지의 현장에서 마주한 태양광은 ‘필요하지만 내 집 앞엔 안 되는’ 모순과 불신의 상징이었다. 과학적 근거 없이 그어진 ‘이격거리’라는 선 앞에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대의는 번번이 가로막혔고, 그 빈자리는 주민 간의 갈등과 행정의 회피로 채워졌다. 이제 국회와 국가는 정책의 책임 주체로서 답하기 시작했다. 기후솔루션은 그동안 현장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기울여 온 노력이 법 개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진 것을 깊이 환영하며, 이번 변화가 태양광 이격거리의 ‘원칙적 금지’를 향한 확실한 이정표가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태양광은 오랜 시간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논의되어 온 에너지이다.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안보의 대안으로 등장했으며, 오늘날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체에너지로 자리 잡았다. 연료비가 들지 않고, 대규모 발전부터 분산형 소규모 발전까지 모두 활용 가능한 태양광은 이미 전 세계의 에너지 전환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여러 정부 또한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태양광을 장려했지만, 정작 현장의 갈등은 외면해 왔다. 주민과 주민, 사업자와 주민 사이에서 각자의 권리가 충돌하며 태양광은 갈등의 중심에 놓였다. 이러한 갈등의 상당수는 태양광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설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발생했다.
이격거리 규제는 국가적 목표와 지방정부의 역할 사이에서 조정되지 못한 책임 구조가 어떻게 갈등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기후솔루션은 이 규제가 현장에서 문제를 구조적으로 회피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에는 불신만 남았고 국가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다. 지방정부는 태양광을 단순 민원 관리 대상으로 인식했으며, 가장 손쉬운 행정 수단인 이격거리 규제는 개선되지 못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반복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는 설비를 멀리해야 할 과학적·객관적 근거가 없으며, 기술적 위험이 아닌 사회적 갈등 관리의 문제이다. 따라서 이는 중앙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책임 있게 관리·조정해야 할 정책 영역이며,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 특히 이번 개정법에 따라 마련될 시행령은 명확한 원칙 위에서 다루어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 개정안이 지향하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의 틀 아래, 기개발지와 이미 훼손된 공간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번 개정은 결론이 아니라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의 ‘원칙적 금지’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정부는 법 개정의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여 이격거리 규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시행령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 아래 시행령을 마련함으로써 지역과 현장에 또 다른 혼선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태양광은 특정 주체만의 에너지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자 에너지 자립의 도구이다. 정부의 역할은 태양광을 제한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의 공간에서 신뢰와 공감 속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태양광은 특정 산업이나 일부 주체만의 에너지가 아니라, ‘나의 에너지, 우리의 에너지, 모두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태양광은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자, 지역과 개인이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법 개정이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고 진정한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감시하고 제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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