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4

나무 대신 ‘진짜’ 재생에너지

발행일
2026-08-23

편집자
권혜민

정부는 2025년 10월, 신규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설비에 더 이상 REC 가중치를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에 대한 정부 나름의 응답인 셈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할까요?

바이오매스 발전에는 여전히 매년 9천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어요. 그 결과 바이오매스는 우리 숲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과잉 생산되고 있죠.

정부가 진짜 고민해야 하는 건 이거예요. 얼마나 더 많은 바이오매스를 공급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가능한 선에서 산림자원을 이용할 것인가.

숲과, 숲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동물들, 지역 경제까지 보호하는 방향으로요.

지켜야 할 생태적 기준은 확실하게!

약 152,279ha, 축구장 21만 개가 넘는 면적의 숲이 지금 이상한 상태에 놓여 있어요.

법정 보호구역이면서, 동시에 목재 생산림으로도 지정돼 있거든요. 보호하기로 정해놓은 숲에서 나무를 베어도 되는 모순, 이것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보전 가치가 높은 곳부터 확실하게 보호하고요. 벌채 허가 기준에는 나무 종류와 나이대별로 실측한 탄소 저장량 데이터를 반영해서, 숲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벨 수 있게 해야 해요.

나무를 태울수록 보상하는 제도는 그만!

탄소배출, 산림훼손, 비경제성.

이 세 가지 문제 때문에 신규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에 대한 REC는 이미 폐지됐어요. 그런데 이것만으론 부족해요.

멀쩡한 나무를 통째로 베어내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에 여전히 높은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거든요. 2편에서 살펴봤듯, 태양광이나 육상 풍력보다 최대 4배나 더 높은 REC 가중치를 적용받고 있어요.


💡REC 가중치: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도 발전 단가가 비싸거나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에너지원에 정부가 부여하는 인센티브

에너지원별 가중치

  • 나무만 태우는 전소 발전 2.0

  • 석탄과 섞어 태우는 혼소 발전 1.5

  • 태양광 0.5-1.6

  • 육상풍력 1.2

어린 나무를 벨수록 돈이 되는 지금의 보조금 구조 때문에 우리 숲은 지금도 계속 베어지고 있죠.

이제는 REC 의존을 줄여야 해요. 지역 경제와 노동자, 공급망이 받을 충격까지 고려한 단계적 일몰 로드맵으로 바이오매스를 점차 축소시켜야 햡니다.

숲을 지키면서 경제성도 지키기!

바이오매스가 보조금을 받지 않을 때의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본전도 못 찾는 -14% 적자가 나옵니다. 보조금으로 간신히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산업인 거죠.

반면 산나물, 버섯, 약초 같은 비목재 임산물은 36-49%의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매년 반복해서 소득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오히려 더 안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나무를 쓰는 '순서'도 중요해요.

베자마자 태워 없애버리는 대신, 건축재나 가구처럼 오래 쓰이는 곳에 먼저 쓰고, 수명이 다한 마지막 단계에서만 에너지로 쓰는 것.

이걸 '캐스케이딩(cascading) 이용'이라고 하는데, 나무 한 그루를 한 번 태우고 끝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오래, 여러 단계에 걸쳐 사용하자는 거예요.

지금 바이오매스용으로 쓰이는 목재의 절반만 이렇게 오래 쓰는 제품으로 옮기고 캐스케이딩 이용을 확대해도, 20년간 약 8천만 톤의 탄소 배출을 피할 수 있어요.

연간으로 따지면 약 400만 톤. 국내 승용차 약 167만 대가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에요. 같은 나무를, 더 오래, 더 높은 가치로 쓰자는 거죠.

세계는 이미 방향을 틀었어요.

한국이 바이오매스 확대를 놓고 씨름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이미 방향을 바꿨습니다.

호주는 2022년, 자연림에서 나온 바이오매스를 아예 재생에너지 목록에서 제외했어요. "이게 어떻게 재생인가"라는 질문에 정부가 직접 답을 내린 셈이죠.

네덜란드도 같은 해 모든 신규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을 끊었고, 신규 건설 계획 자체도 중단했어요.

세계 최대 바이오매스 발전소 드랙스(Drax)를 보유한 영국조차 방향을 틀었어요. 2027년부터 바이오매스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발전소 최대 가동률도 27%로 제한하기로 했거든요.

유럽연합은 산림벌채방지규정(EUDR)을 통해 산림 파괴와 관련된 상품이 EU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고요.

바이오매스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보조금을 몰아주던 시대는, 국제적으로 이미 저물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만 반대로

이재명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을 끄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산업부가 짜놓은 계획대로면? 바이오매스는 오히려 2040년까지 더 늘어나요.

석탄은 끄겠다면서, 나무 태우기는 계속 늘리겠다는 겁니다. 방향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죠.

석탄과 바이오매스는 같은 굴뚝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뿜습니다. 다만 하나는 서류상 '무배출'로 잡히고, 다른 하나는 '배출'로 잡힐 뿐이에요.

보이는 배출을 줄이면서, 안 보이는 배출을 늘리는 것. 이걸 진짜 감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재생에너지'라는 이름이 진짜 재생을 뜻하려면, 이제 정말로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숲도, 인도네시아 숲도, 더 이상 우리 발전소 굴뚝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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