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선방안’, 신규설비 가중치 폐지하지만 기존설비 미이용 바이오매스 가중치는 그대로
현재 바이오매스 발전의 대부분인 민간발전사, 2040년에도 발전보조금 계속 받게 돼
목재펠릿 수입의존도 완화 이유로 국내 산림 훼손하면 안돼‧‧‧바이오매스 양적 축소 나서야
바이오매스 발전은 그간 숲의 나무를 대형 화력발전소에서 태워 ‘가짜 재생에너지’로 비판받아 왔다. 한국 정부는 바이오매스 발전에 높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해 ‘기후악당’을 자처했다. 기후솔루션은 18일(수요일) 산업통상자원부‧산림청‧환경부가 개선책으로서 발표한 ‘바이오매스 연료·발전시장 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진단은 옳았으나 처방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바이오매스 REC를 도입한지 이미 12년이 흘러 만시지탄이 없지 않으나, 비대한 바이오매스 발전을 초래한 산업부가 새로운 발전소에 REC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 내년부터 사라지는 발전공기업의 석탄 혼소 가중치와 2027년까지 0.5로 하향되는 전소 가중치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국내 산림훼손의 동인인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대상 가중치를 또다시 동결하고, 민간발전사의 가중치를 15년 넘게 유지한다는 계획은 기후대응보다 한줌의 업계 이익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미이용 바이오매스는 ‘버려지는 벌채부산물’이라는 주장과 달리, 멀쩡한 나무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미이용 바이오매스 수집 건수의 87%가 ‘싹쓸이 벌채’ 모두베기를 통해 생산되며, 최소 40%는 원목이다. 산림청이 정한 정의·범위가 애초에 잘못되었는데, 매번 ‘위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해봤자 해결될 턱이 없다. 특히, 산림파괴의 유인이 되어 온 전소 2.0, 혼소 1.5의 과도한 REC 가중치 유지는 수입산‧원목 가중치 축소와 맞물려 기존 발전사로 하여금 미이용 바이오매스로의 연료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국산 바이오매스의 원천인 우리 숲은 더욱 큰 위협을 마주하게 되었다.
둘째, 바이오매스 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발전사는 가중치 하향 정도가 미미해 사실상 10~15년간 수익을 보장받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셈이 되었다. 현재 설비 규모가 가장 큰 민간 수입산‧원목 혼소 발전은 대부분의 발전소가 10~11년의 설비연차로, 2026년이 되어도 0.1~0.13의 하향만 적용 받는다. 이들 발전소의 가중치가 0이 되는 시점은 설비연차가 20년이 되는 2035~36년이다. 두번째로 규모가 큰 민간 전소 발전은 대부분의 발전소가 5~6년의 설비연차에 머물러 있어 하향에 14~15년이 걸린다. 이때의 가중치도 0.5이기에, 2040년대에도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받으며 돌아가는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존재할 전망이다.
산림바이오매스는 그 특성상 탄소배출과 산림파괴를 피해갈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형화된 바이오매스 발전은 수입산 펠릿이나 국내산 원목 같은 고위험 원료는 물론, 지속불가능한 미이용 바이오매스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산업부는 수입산 의존을 국내산으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바이오매스의 총량을 줄이기 위한 REC 가중치 개편안을 제시했어야 한다.
바이오매스의 원단위 탄소배출량이 석탄보다 많기에,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단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탈석탄 시기보다 빠른 바이오매스 퇴출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마지막 순간에도 국민의 기후위기 대응 바람을 저버렸다. 이에 우리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도 정부가 다음 가중치 재검토를 예고한 3년 뒤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후솔루션은 올바른 상황 인식에도 불구하고 완결성 있는 정책 결정에 도달하지 못한 정부의 이번 발표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우리는 기후위기와 산림파괴를 가속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의 조기 폐쇄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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