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삼척석탄, 삼성은 강릉안인석탄 건설 중… 전국 시민사회단체들 규탄 시민행진 개최
온실가스 배출, 초고압 송전선로, 노동 문제 등 석탄화력발전 문제 지적돼
12월 11일 <포스코⦁삼성 규탄 시민 행진 “석탄발전 그만 지어!”> 대규모 집회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시작하여 행진을 통해 선릉역 포스코센터 앞까지 진행되었다. 이 시민 행동은 150명의 시민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포스코와 삼성이 건설하고 있는 신규 석탄발전소 ‘삼척블루파워 1·2호기’와 ‘강릉안인화력 1·2호기’건설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 신규 석탄발전소들이 건설되어 가동을 시작하면 향후 30년간 매년 약 2,800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예정이다. 또한 건설 현장인 삼척과 강릉에서는 발전소 건설로 인해 소음, 분진 등의 주민 피해와 해변 침식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발생하고 있다. 시민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포스코와 삼성에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환경 파괴의 책임을 명백히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가수 ‘생명을 노래하는 우창수와 김은희’의 무대 공연을 시작으로 연대 발언, 선언문 낭독, 공동 퍼포먼스 “석탄 뿌셔”로 이어졌다. 연이어 예술단체 ‘라퍼커션’과 함께 시민들이 강남역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선릉역 포스코센터 앞까지 1시간가량 행진하였다. 집회는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생명의 위협을 경고하는 참가자들의 ‘다이 인’ 퍼포먼스로 마무리되었다.
첫 번째 연대 발언자로 나선 이지우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운영위원은 “기후위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꿈꾸며 활동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삼성과 포스코는 청년 아카데미를 지원하고 있지만, 청년이 살아갈 미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강릉과 삼척에 무려 4,000MW가 넘는 용량의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들 석탄발전소에서 건설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2,800만톤이다. 이는 청년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다”며 삼성과 포스코의 행태를 비판했다.
종교계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경림 가톨릭 기후행동 수녀는 “가톨릭기후행동은 2019년 출범해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연대해왔고, 지금도 ‘아픈 삼척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11월 말 삼척에 다녀왔다며 삼척블루파워가 건설되며 망가진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더불어 “밀양 송전탑 사태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대형 발전소 건설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동해안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역시 중단되어야 하며, 가난하고 약한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불공정한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날 시민행동에는 강릉, 삼척, 당진, 서천, 인천, 고성 등 전국의 석탄발전소 지역의 주민들이 참가해, 시민 행동에 의미를 더했다. 2021년 6월과 10월에 차례로 충청남도 서천과 경상남도 고성에서 신규 석탄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강원도의 석탄발전소 현황을 언급하며, “삼성이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면서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거두는 동안, 인근 주민들은 매일 쏟아지는 분진과 소음, 그리고 공사차량으로 인한 안전문제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민이 겪는 불편을 호소했다. 더불어 강원도 탄소중립 목표에 대해 언급하며 “4기의 석탄발전소가 모두 건설되어 가동을 시작하면 강원도의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은 절대 불가능하며, 허울뿐인 목표”라며 석탄발전소 건설을 당장 중단할 것을 강조했다.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018년 12월 11일 서부발전의 태안화력에서 한국발전기술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 씨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먼저 제안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 “일류 기업이라고 칭하는 삼성과 기업시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포스코는 강릉과 삼척의 해변을 무참히 짓밟고 있으며, 강원도 땅에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 두 기업의 악당의 민얼굴”이라며 대기업의 소행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언제든 편하게 쓸 수 있는 전기는 수많은 발전소 노동자들의 노력,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눈물과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경준 강원도 송전탑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석탄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수도권으로 옮겨지려면 높이 100m가 넘는 송전탑 440기가 강원도와 경기도의 산야를 관통하여 건설될 것”이라며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어떠한 이익도 없고, 책임과 권한도 없다. 오직 수도권을 위해 희생되고 있다. 강원도 사람들은 이런 일방적인 희생과 파괴적인 정책을 반대하는 연대 활동을 하고 있다”며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서 전국에서 석탄발전소가 가장 많이 가동되고 있으며, 2018년 당진에코파워 건설 계획을 무산시킨 충남에서 발언이 이어졌다. 황성렬 기후위기충남행동 공동대표는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지역이 당진, 서산, 보령, 서천이다. 기후위기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서울은 아무런 고민도 뉘우침도 없이 전기를 쓰고 있다.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어야 전기의 소중함을 느낄 것이다”며 석탄발전 지역 주민의 고통을 전했다. 이어 “끝까지 모두가 함께 연대하고 신나게 지치지 않게 투쟁하면 석탄발전소 건설을 막아낼 것이라고 믿는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모든 분이 함께 해주실 거라고 확신한다”며 끝까지 함께 할 다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10월에 석탄발전소 2기가 가동을 시작한 지역인 경상남도의 발언이 이어졌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아이들의 미래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전기요금 인상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이다. 우리가 같이 주장해가면 좋겠다”며 명확히 풀어가야 할 기후 운동 과제를 전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공동 선언문은 최화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이완기 인천기후위기비상행동 정책팀장이 낭독했다. 본 선언문에는 98개 단체와 53명 개인이 연명하였다. 공동 선언문은 아래와 같다.
[공동 선언문] 포스코와 삼성은 석탄 발전소 건설이라는 범죄를 중단하라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위기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대형 재난과 가라앉게 될 섬들과 사라지게 될 생물종들을 나열하고 헤아리며, 우리 시민들은 언제까지 그 위기의 당사자가 스스로가 될 날이 언제일지 불안에 떨어야 하는가.
올해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수많은 선언이 있었지만, 모두 공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우리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글래스고 기후총회에서 이루어 낸 합의도 모두 생태적 파국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소에 관한 약속들은, 실망스럽다 못해 시민들과 미래세대의 목을 조르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가장 개탄스러운 것은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꺼야 한다는 기후과학의 경고를 무시한 채 2050년에 가까운 시점까지 석탄발전소를 가동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바로 지금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 건설 중인 신규 발전소들 때문이다. 이 발전소들이 건설된 이후의 수명 연한을 보장해주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석탄발전을 퇴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 중인 사업을 중단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의 법과 제도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하여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재난을 일으킬 것이 뻔한 사업을 누구도 막지 않는다면 우리 시대의 무책임은 역사의 죄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당장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가 이 말 뒤에 숨어 지난 11월 24일 전력거래소의 신규 회원사로 가입했다. 이 발전사들의 모기업인 삼성과 포스코는 끝내 석탄으로 만든 전기를 팔아먹기 위해 전력거래소에 가입할 때가 아니다.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기후악당 기업들로서 책임지고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결정해야 한다.
이 신규 석탄발전소들의 건설은 기후위기만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강릉과 삼척의 해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으며 발전소 가동에 따라 발생하는 온배수는 주변 해양 생태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기존 대형 화력 발전소의 건설과 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막대한 대기오염 물질은 벌써부터 인근 주민들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이 발전소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서울로 가져오기 위해 치러야 할 희생은 또 어떤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 송전선로의 건설이 예정되며 인근 지역 주민들은 벌써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재생에너지로 분산형 전원을 구성하고 대규모 송변전시설을 최소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형 석탄발전소의 전기를 실어 나르기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는 필요하지 않다. 더구나 무책임하게 미래세대와 지역주민들의 삶을 짓밟는 사업을 추진하는 삼성과 포스코의 전기를 실어 나르느라 또 다른 주민들의 눈물을 강요할 수 없다.
기후위기의 시대, 더는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훼손하는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에 모든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과 포스코가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명백한 기후범죄다.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가동한다면, 두 기업이 앞으로 그 어떤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더라도 언제까지나 기후악당·오염기업·생태 학살자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삼성과 포스코에게 요구한다.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대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라. 지금 당장 시민들의 삶과 미래를 파괴하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
20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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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집회 및 행진 사진 (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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