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기후위기 저지선인 1.5도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가 높은 비(非) 이산화탄소(Non-CO2) 온실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중 불소계열 온실가스(F-gases) 중 하나인 수소불화탄소(Hydrofluorocarbons, HFCs)는 에어컨 냉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AI산업의 핵심인 데이터 센터 가동 등에 쓰이며, 이산화탄소 대비 최대 수만 배의 온난화지수를 가졌다.
하지만, HFCs는 국내에서 미약한 인지도와 더불어 기후변화정책 결정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키갈리 개정서에 가입해 2045년까지 HFCs 배출량을 80% 감축해야 하나 현재까지 배출량은 매년 늘어만 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HFCs 관련 규제는 제품별로 분리되어 산발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통합적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이는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권 국가보다 국내 감축이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본 보고서는 HFCs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자 국내 HFCs 관련 정책 현황을 분석하였다. HFCs 관련 국제협약, 국내 배출 현황 및 관리제도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소불화탄소 관리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알아보고, HFCs 감축 및 관리체계를 포함한 불소계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요약
수소불화탄소(HFCs) 규제는 가장 성공적인 환경조약으로 평가받는 몬트리올 의정서(Montreal Protocol)와 관련이 깊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는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평가받는 프레온 가스를 전면 사용 금지하고 대체물질 사용을 독려하였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2016년 이산화탄소에 비해 최대 1만2400배에 달하는 지구온난화지수를 가지고 있는 HFCs를 규제 물질 대상에 추가하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명국은 1987년 프레온 가스를 감축하였듯이, 온실가스인 HFCs도 감축해야 할 책임을 진다.
에어컨 냉매에 주로 사용되는 HFCs 배출량은 전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7대 온실가스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냉매는 에어컨 외에도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냉각시스템에 쓰임으로써, HFCs 배출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5위 냉동공조기기 생산국이며, 현재까지 전체 냉매 제품 중 95% 이상이 HFC 계열 제품이거나, 그 이전 단계인 수소염화불화탄소(HCFC) 계열 제품이다. 우리나라는 2020-2022년 평균 소비량 대비 HFCs 80% 감축 목표를 2045년까지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HFCs로 인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고, 최근 국가 배출량 증가의 주 원인이 되기까지 이르렀다.
국내 HFCs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대체물질로의 전환과 함께 냉매의 회수 및 폐기단계에서의 배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시스템과 통계 체계가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자연냉매로의 업계 전환을 유도하고, 냉매 관리 사각지대와 책임 전이를 방지할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HFCs를 감축 및 관리하기 위한 국내 현행 법률 및 규제는 제품별로 분산되어 적용되고 있어, HFCs 책임 부처의 산발적 대응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는 냉동공조기기 제품군별·사용 단계별 배출량 통계를 마련하고, 불소계열 온실가스(F-gas)를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결과
수소불화탄소의 효과적인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제언
HFOs가 아닌 자연냉매(Natural Refrigerant)로 전환을 유도하여야 한다: 정부는 HFCs에서 HFO(수소불화올레핀) 제품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자연냉매로의 전환을 유도해 키갈리 개정서 감축 일정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대다수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국내 HVACR (냉동공조 및 냉장) 업계의 물질 전환 연착륙을 도울 지원 방안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생산자, 사용자, 회수업자, 처리자의 책임전이 없는 선순환구조 협력 제도를 도입하자: “전주기 냉매관리 체계” (Lifecycle Refrigerant Management, LRM) 도입을 통해 냉매 생산과정으로 인한 탈루, 사용과정에서의 누출, 폐기단계에서의 고의 배출 등 모든 단계에서 냉매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관리 사각지대와 책임 전가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자, 사용자, 회수업자 및 처리자가 선순환 구조로 협력하는 정책이 선제 도입되어야 한다.
불소계열 온실가스(F-gas)를 총체적으로 관리할 통합법 제정을 검토하자: 현존하는 법률 체제 아래 냉매 사용기기 법적 관리 대상을 20RT(냉동톤, Refrigeration Ton)에서 10RT로 확대한다고는 하나, 이는 아직 상업, 산업용 기기의 약 34%에 불과함으로 전주기 냉매관리 체계 수립의 걸림돌이 된다. 현재 ‘RT’라는 기준을 기반으로 한 법률 체계를 개편하여 냉매가 들어간 모든 기기를 예외 없이 관리대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수립이 절실하다.
HFCs 온실가스 배출량을 하위용도별 세분화, 전과정 단계별로 산정하자: HFCs는 2022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4.4%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으로서 2034년까지 지속적인 배출량 증가가 예상된다. 올바른 감축정책 마련과 다양한 감축수단별 이행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통계가 요구된다. HFCs 온실가스 통계는 HFCs 감축정책의 나침반으로서 2006 IPCC 가이드라인 Tier2 방법론을 적용하여 냉매사용기기 세부 용도별, 제조·설치·사용·폐기 단계별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되어야 한다.
언론 보도
- CO₂보다 1만배 온실효과…냉매 ‘수소불화탄소’ 관리 손놓은 한국
- CO2보다 1만배↑ 온실가스 효과 HFCs, 기후위기 가속화 원인
- 냉매 속 온실가스, 관리체계 구멍
- 냉매 ‘수소불화탄소’ 관리 허술…온실가스 감축 빨간불
- “데이터센터·에어컨 냉매 온실가스 관리체계 부족”
- 기후솔루션, 수소불화탄소(HFCs) 정책 분석 보고서 발간
- “냉매 속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1만 배 강력…관리체계는 ‘구멍’”
- AI 수요 증가 등으로 냉매 급증→지구 가열화 괜찮나 [지금은 기후위기]
- 기후솔루션 "이산화탄소보다 1만배 강력한 냉매 가스, 불과 1%만 관리 중"
- 사람은 시원하게 지구는 뜨겁게...
- 탄소 대비 온실화 1만배 수소불화탄소...“전주기 측정∙관리체계 필요”
- 친환경 냉매인줄 알았더니..."HFCs 온실효과, 이산화탄소 1만배"
- 세계 5위 냉동공조기기 생산 한국, 냉매관리 허술
- HFCs냉매 관리체계 부실, 강력한 감축제도 시급
- [SDG 13] CO₂보다 1만 배 강력한 온실가스 ‘수소불화탄소’…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한국
- 인공냉매 HFCs의 역설…사람은 식히고 지구는 달군다
- HFCs 냉매, 온실효과 CO₂보다 최대 1만 배 강력… 정부 관리체계 ‘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