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책 [보도자료] 한국전력 구제, 2030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전환 조건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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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화석연료 의존 해결 없이 한전 구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어
“정부, 한전 재무위기 해결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할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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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최근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약 22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말, 사상 최악의 적자 규모인 30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 가운데 한전은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재무위기를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고신용·고금리 채권에 해당하는 한전채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경색된 국내 자금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한전의 채권 발행액이 연말쯤 법정 한도인 약 7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다양한 구제책을 고민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현 사태의 근원인 과도한 화석연료 의존을 해결을 누락한 정부의 한전 구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경각심을 환기하고, 오히려 이번 위기가 전력체계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21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한전을 상징하는 밑 빠진 독에 돈을 붓는 행위를 묘사했으며, 이로써 한전 운영과 정책결정에 연관된 정부 관계 당국에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8월 기후솔루션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대비 올 상반기 한전의 전력구매비용 상승분 중 13.1조원이 화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구매비용에 해당했고, 이는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에너지경제재무연구소(IEEFA)의 연구 보고서는 “연료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는 구조를 감안했을 때, 변동성이 크고 비싼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노출이 지난 10년 동안 한전의 수익을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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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재무위기는 한전 중심의 국내 전력시장이 연료비 변동성이 큰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정부가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근본적인 원인 진단을 무시한 채 한전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화석연료 중심 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봉책으로는 급한 불을 끈다면 사상 최악의 한전 재무위기는 언제든 다시 반복될 것이다. 또한 무분별한 채권 발행은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여 국가 차원의 금융에 예측하지 못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기후솔루션은 정부가 본격적인 구제책을 실행하기에 앞서 한전에 화석연료 중심 구조 탈피 및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전제할 것을 요구했다.

첫째, 정부는 한전에 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궁극적 해결책인 석탄 퇴출 목표를 2030년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둘째, 국내 전력시장의 마비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구제가 불가피한바,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려면 석탄발전 조기 퇴출과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하려는 방안 또한 함께 고려해 화력발전 자산을 빠르게 정리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재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기후솔루션 김자현 연구원은 “석탄, LNG와 같은 화석연료는 이미 깨져버린 밑 빠진 독이기에 화석연료 중심의 구조를 타파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부어도 줄줄 새기만 할 것”이라며 ‘밑 빠진 독’ 퍼포먼스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기후솔루션 최명균 연구원은 “정부는 한전의 재무위기 상황 해결을 위한 대책이 또다시 화력발전 유지를 위한 것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