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보도자료] 포스코, 기후위기 와중에 고로 수명 연장···24개 국내외 환경단체 “탄소 감축 대안을 마련하라” 공개서한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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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깜깜이’ 탄소중립 계획 변경 ‘2030년 10% 감축’ → ‘2035년까지 30% 감축’
탄소중립 위해 8000억 정부지원금 달라고 한 포스코, 5200억 들여 석탄 더 땐다···포항 제4고로·광양 제2고로 개수
6일 그린피스 동아시아, 시에라클럽 등 24개 국내외 환경단체 “포스코의 탄소중립 진정성 의심돼···배출 저감 계획 공개 및 저탄소 설비 전환해야”

 

 

기후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포스코가 고로(용광로)를 개수(성능 개선을 위해 설비를 새롭게 정비하는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내외 환경 단체들이 6일 포스코에게 현재 개수 진행 중인 포항 제4고로의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을 공개하고, 신규 개수 예정인 광양 제2고로를 저탄소 설비로 전환하라고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포스코에 보낸 서한에서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내외 시민사회를 대표하여 우리는 포스코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역행하는 고로 개수 계획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미 시작된 포항 제4고로 개수에 대한 탄소 감축 대안 마련과 차기 계획되어 있는 광양 제2고로를 저탄소 설비로 전환하고 명확한 배출 저감 계획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철강 산업의 국내외 조강생산량 약 70%는 석탄 기반의 철강 생산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철강 산업은 2019년 국가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16.7%를 차지했다. 이 중 포스코는 기업 온실가스 배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0년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탄소중립 선언 3년 만에 기존 ‘2030년까지 10% 감축’ 탄소중립 계획을 ‘2035년 30% 감축’으로 바꿨다. 공식 발표 없이 포스코 홈페이지 문구만 변경한 것이다. 또한 2022년 기업시민 보고서에도 기존 목표인 ‘2030년까지 10% 감축’을 제시했지만, 올해 9월 동일한 자료에는 ‘2035년까지 30% 감축’으로 변경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포스코홀딩스 2023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총 5190억 원을 들여 고로 개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는 2022년 9월부로 총 2990억 원 규모의 포항 4고로 3차 개수 계약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되며, 2200억 원 규모의 광양2고로 2차 개수를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계약을 맺은 상태로 계약 기간은 명시되지 않았다. 

고로는 선철을 만드는 용광로로 수명은 15~20년 정도다. 수명이 다하면 고로 내부가 마모되어 수선이 요구되며 이를 개수라 한다. 고로를 한 번 개수하면 15년 이상 고로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고로를 개수한다는 것은 석탄 기반의 철강 생산 공정을 지속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에 신규 개수될 포항4고로와 광양2고로의 탄소배출량은 각각 약 6백6십만 tonCO2eq(이산화탄소 환산 톤), 1천1백만 tonCO2eq으로 두 개 고로의 탄소배출량은 4GW 급의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의 탄소배출량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개의 고로가 개수되면 15~20년간 석탄화력발전소급 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에 단체들은 서한을 통해 “포스코는 5190억 원에 달하는 자체 예산을 고로 설비 개수에 투자하고 있으면서 정부에게 탄소배출량 저감 기술 개발 및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 등을 위해 8000억 원의 연구 개발 자금을 요구했다”며 “이는 저탄소 철강 생산 전환을 향한 기업의 의지 부족을 보여주며, 탄소중립을 향한 기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고로 개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인 포항의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국장은 “포스코는 고로 개수를 하면서 매번 획기적으로 조강생산량을 늘려 왔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4고로 개수가 2010년 2차 개수 후 운영상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지역사회에는 알린 바 없이 깜깜이 개수를 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기존 제철공정을 고수하는 4고로 개수 뒤오염물질 배출과 탄소배출 감축방안 등을 반드시 공개하고 지역사회와도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를 상대로 주주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후변화 청년모임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포스코홀딩스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구체성과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는 반쪽짜리 계획에 불과하다. 고로 설비를 앞으로 상용화될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언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계획도 부족하다”며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2050 탄소중립을 국내에서만 달성하고, 해외에서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계획을 갖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 이명주 철강 책임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철강산업은 여전히 국내 제조와 수출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공급하는 주요한 국가 기간산업”이라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주요 국가들의 국제녹색무역장벽 시행이 가시화되고 있어 저탄소 경제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는 국가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포스코의 고로 개수 사실에 해외 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31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의 권용 수석 정책 고문은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 철강 업계는 2050년까지 설비 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공정을 도입하는 동시에, 당장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유로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라며 “이런 전환의 핵심이 되는 기회는 수명이 다한 고로를 폐기하는 것이며, 이는 산업의 비용부담은 적고, 보건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포스코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석탄 기반의 제강공정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 관련 파푸아 삼림 파괴 반대운동을 했던 글로벌 환경단체 마이티 어스(Mighty Earth)의 매튜 그로치 탈탄소화 캠페인 수석이사는 “이제 포스코는 더러운 석탄 기반 철강 제조 기술의 사용을 중단해야 할 때다. 진정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야망이 있다면 북미 소비자들이 석탄기반 철강으로 만든 전기 자동차를 포함해서, 석탄을 사용해 만든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 금융기관 감시 시민단체 뱅크트랙(BankTrack)의 은행 및 철강팀 줄리아 호베니어 캠페이너는 "기후위기의 현 단계에서 은행은 미래의 석탄 사용에 투자하는 철강사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 포스코의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와 기후변화 대응을 원한다면, 포스코가 개수를 중단하도록 나서야 하고, 포스코가 개수를 강행한다면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서한은 국내 환경단체 광양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당진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포항환경운동연합이 서명했으며, 특히 19개의 글로벌 환경단체 Action Speakers Louder, BankTrack, Climate Catalyst, Coal Action Network(UK), , E+ Energy Transition Institute, Friends of the Earth Japan, Greenpeace East Asia, Industrious Labs, International Institute for Law and the Environment (IIDMA), Market Forces, Mighty Earth, NGO Shipbreaking Platform, Public Ctizen, Reclaim Finance, Sierra Club, SteelWatch, The Sunrise Project, Transition Asia, Zero Carbon Hydrogen Australia가 서명했다. 

이들은 연대서한을 통해 ▲현재 개수 진행 중인 포항 제4고로의 탄소 배출 저감 계획 공개 ▲포항 제4 고로 개수의 필요성을 포함한 예비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공개 ▲광양 제2고로 개수 계획을 취소 및 신규 저탄소 설비 전환 계획으로 대체하고 명확한 배출 저감 계획 공개 ▲ POSCO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른 (2030년까지 10% 감축, 2040년까지 50% 감축, 2050년까지 넷제로) 모든 고로의 단계별 폐기와 수소환원제철 및 전기로 설비전환 계획을 공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