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논평] 한국, '한미 녹색항로'로 마침내 국제해운 탈탄소의 닻을 올리다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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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녹색항로’로 해운 탈탄소의 신호탄을 쏜 한국 정부의 결정 환영

‘클라이드뱅크 선언’ 참여 불발 아쉬움… 녹색 연료 개발 박차로 이어져야

 

대한민국 정부는 11월 7일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부산항과 미국 서부 타코마항 간의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s) 구축을 위해 기술적인 협력을 하기로 발표했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이 미국, 노르웨이 등 14개국과 선‧화주 기업 및 단체들과 함께 녹색해운목표[1] 선언에 참여를 발표한 것을 고무적인 일로 평가한다. 선대 보유량 기준, 세계 4위의 해운 강국인 대한민국의 참여는 국제 해운 분야의 탈탄소 노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번 발표는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발표된 유엔 지구 온도 예측 보고서는 지구의 온도가 2100년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2.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 책임에서 국제 해운도 자유롭지 않다. 유럽환경청(European Environment Agency)에 의하면 국제 해운의 온실가스를 방치할 경우 2050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17%까지 차지할 전망이다.[2]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이 부문에서 다른 국가들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찌감치 한국과 미국 서부의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주장해 온 태평양환경재단(PE, Pacific Environment) 메들린 로즈(Madeline Rose) 환경캠페인 국장은 이번 발표에 대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부산, 시애틀, 미국 서북부연맹항만 및 기타 주요 서부 항만들과의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 태평양환경재단은 미국 서부가 탄소 배출 제로 해운 정책을 주도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무탄소 선박의 건조와 벙커링(선박 연료)을 주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계기로 한미의 이해관계자들이 실제 녹색해운항로의 구축을 위해 빠른 시일에 자금과 정책을 집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기후솔루션 역시 태평양환경재단과 같은 뜻을 공유한다.

 

하지만 이번 녹색해운항로 참여 선언에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 우리는 한국이 이번 COP27 중에 ‘클라이드뱅크’ 선언에 참여할 것을 기대했다. 클라이드뱅크 선언은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개 이상 국가들이 최소 6개의 녹색 항로를 만들고(2025년 기한), 2030년까지 이를 더 확대하기로 한 약속이다. 한국의 국제 해운에서 위상과 급박하게 닥쳐오는 기후 위기를 생각한다면 이번 COP27에서 한국이 미국뿐만 아니라 다국가 간 녹색해운항로 구축에도 동참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우리는 판단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 부산항과 미국 서부 타코마항 간의 녹색해운항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조속한 시기에 클라이드뱅크 선언에도 참여하여 더 많은 국가들과 국제해운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는 녹색해운항로 선언에 그칠 게 아니라 실천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녹색 수소와 녹색 암모니아 등 녹색 선박 연료에 대한 투자 촉진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해운의 화석 연료 사용 축소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1] 향후 10년 이내 ①무탄소 연료 생산 및 벙커링 시설 등 인프라 구축, ②저‧무탄소 선박 실증 및 도입, ③특정 항만 간 무탄소 선박을 투입하는 녹색해운항로 구축 등 협력

[2] Aviation and shipping emissions in focus — European Environment Agency (europa.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