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보도자료] 유럽에 등장한 철강-자동차-전력 탄소중립 밸류체인…한국은? 2022-02-10

 

BMW-잘츠기터AG-오스테드 협력 박차… 풍력으로 저탄소 철강 제조해 자동차회사에 납품돼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 연관 기업도 변화에 더 빠르게 대처해야 해”

유럽에서 철강과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밸류체인이 구체적으로 윤곽을 보이며 등장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그룹인 BMW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기 위해 독일 제철 기업 잘츠기터 AG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한편 잘츠기터 AG는 덴마크 풍력 전력회사 오스테드와의 업무협약(MOU)을 맺어 저탄소 철강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계획이다. 대표적 제조업 산업군인 철강과 자동차 업계에서 탈탄소 달성을 위한 교과서적인 밸류체인이 등장하면서 비슷한 산업군을 갖춘 한국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잘츠기터 AG는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 새로운 수소환원 공정을 통해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95% 이상 감축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 유럽 내 BMW 공장에 저탄소 철강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유럽에서 매년 철강 50만 톤 이상을 공급받는 BMW가 전체 공급망 안에서 막대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BMW는 공급망 안에서 순환경제도 가속할 예정이다. BMW는 철스크랩 재활용 비율을 기존 25%에서 2030년 최대 50%까지 올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5일 잘츠기터 AG는 오스테드와 해상풍력을 이용한 전력 공급, 그린수소 활용, 저탄소 철강 생산과 해상풍력단지를 위한 저탄소 철강 공급 등에서 협무협약을 맺었다. 해체된 풍력 터빈에서 나오는 철스크랩 역시 철강 제조 공정에 투입돼 재활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독일에서 기후 행동의 일환으로 거대 기업 간 밸류체인 협약이 한국 산업계에 끼치는 압박도 있을 전망이다. 한국 역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 기업이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라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세가 도입될수록 제조업계의 경쟁력은 밸류체인 전체에서의 빠르고 효과적인 탈탄소가 관건이다. 완성차 회사가 지닌 폭넓은 밸류체인에서의 탈탄소는 자동차 강판을 위한 제철 부문에서의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철 과정에서의 탈탄소는 석탄 기반의 고로 대신 전기로 사용 및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여기에 필요한 전력은 탄소배출이 필연적인 화석연료 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여야 한다. 제철과 자동차 산업의 탄소중립은 밸류체인에 있는 모든 시장참여자의 동참이 필요한데, 이런 모범적 대안을 BMW-잘츠기터 AG-오스테드 간 협력이 보여줬다.
 
잘츠기터 AG의 CEO 군나르 그뢰블러는 이번 밸류체인 협약에 대한 동기에 대해 “지속 가능성 논쟁과 CO2 감축 목표의 과정에서 중요 시장 상황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회사를 순환 경제로 진취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뢰블러는 “고객사는 공급망을 녹색 자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으며 기업의 미래 생존력, 지속 가능성 및 일자리를 확보할 새로운 전략으로 이러한 추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공급망에서의 탈탄소에 주저하고 있는 일각의 회의적인 반론에 대해서 그뢰블러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답했다. 그는 “이는 잘츠기터 그룹 150년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다. 독일 연간 배출량의 약 1%에 해당하는 연간 8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절감은 달성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뢰블러는 “핵심 전제조건은 이제 정책 입안자들이 올바른 경제·정치적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기후솔루션 김근하 연구원은 “최근 철강 산업의 탈탄소에 대한 요구와 이를 위한 각종 기업, 정부기관 및 시민 단체들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수소환원철 등 저탄소 철강이 마냥 먼 미래 기술이나 시장수요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잘츠기터의 MOU가 보여주고 있다”라며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 연관 기업도 기존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안주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변화에 더 빠르고 높은 수준의 감축 목표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의: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원상, wonsang.kim@forourclimat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