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후솔루션, 광양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포항환경운동연합, 플랜1.5, 환경운동연합 포스코 센터 앞 기자회견 개최
국내외 시민사회 17곳 포스코 장인화 회장에게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기억하고, 책임의 시발점을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으로 삼아야” 서한 발송
시민단체들이 현재 개수 중인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탈탄소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포스코가 높은 탄소배출량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원인인 고로 설비의 수명을 계속해서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기후솔루션, 광양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포항환경운동연합, 플랜1.5, 환경운동연합은 삼성동 포스코 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년 전 한 차례 수명 연장을 했던 광양 제2고로를 폐쇄하지 않고 또다시 수명을 연장하여 추가로 15년 이상 가동하겠다는 것은 포스코의 환경적 책임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당일 포스코에 17개의 시민사회가 서명한 서한을 전달하면서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뿐만 아니라, 가동 중인 모든 고로 설비의 단계별 폐쇄 계획을 탄소중립 로드맵에 포함하여 발표하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전까지의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2020년 12월,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발표된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르면 발전 부문을 비롯한 주요 산업들은 전년 대비 배출량이 줄어든 반면 포스코의 경우 전년 대비 2.5% 이상 배출량이 증가하며 흔들림 없는 배출량 1위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포스코가 배출량이 많은 이유는 바로 오래전 철강 생산 방식인 ‘고로’ 체제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는 쇳물을 생산하면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한 번 개수할 때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고로가 한 번 개수되면 15~20년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석탄 기반의 온실가스 다배출 체제가 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광양 제2고로를 개수하게 되면, 2040년 무렵까지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사회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포스코는 (탄소 배출이 적은)수소기반 제철 공정인 하이렉스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8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석탄 기반의) 고로 개수를 위해 투입하고 있는 비용이 이를 상회한다”며 “기업의 장기적 가치 상승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녹색 철강 기술 개발은 정부와 책임을 나누면서 고로 체제는 유지하는 식으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박정은 철강팀 팀장은 “광양 제2 고로의 수명 연장 여부는, 포스코가 과연 진정성 있게 탄소 배출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포스코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대한 깊은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면 광양 제2고로 개수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빅웨이브 김 민 대표는 “포스코의 기후 대응을 환경단체만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15곳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포스코의 기후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투자에서 배제한 바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고로 설비 개수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하고, 전기로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의 이러한 행보는 포스코의 제철소가 속해 있는 지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양환경운동연합 백양국 사무국장은 “고로 개수가 지역경제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인 광양 지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광양 제2고로개수는 중단되어야 한다. 포항의 고로 가동률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광양은 고로 5개를 계속해서 운영한다면 포스코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또한 충남환경운동연합 임수진 철강팀장은 “해외 경쟁업체들은 전기로 및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며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는데, 포스코가 기존 고로를 개수하며 유지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EU의 탄소국경세 등 국제적인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기존 고로를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철강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결국 포스코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로를 형상화한 인형 탈이 포승줄에 묶여있는 퍼포먼스를 통해 석탄 생산 방식인 고로 퇴출 촉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한>
포스코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연대서한
전 세계 6위의 조강 생산국이자 3위 철강 수출국인 우리나라에서 철강 산업은 국내 산업부문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6%,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탄소 다배출 산업입니다. 특히, 포스코는 전체 조강 생산량의 약 97%를 탄소집약도가 높은 고로-전로 공정을 통해 생산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입니다. 포스코는 높은 탄소배출량 외에도 제철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미세먼지(PM 2.5)나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의 대기오염물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포스코가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작년에 완료한 포항제철소 제4고로 개수에 이어 올해 또 다시 탄소 다배출 설비인 고로의 수명 연장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2024년 3월 공개한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수 년간 연기했던 광양 제2고로의 개수 프로젝트를 재개했으며, 2024년 8월 기준 총 2,830억원 규모의 개수 프로젝트 예산 중 34억 2,500만원을 이미 집행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약 300억원에 달하는 내화물 계약 금액은 광양 제2고로가 포항 제4고로 급의 규모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포스코의 이러한 행보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설정한 마지노선인 1.5도 목표 달성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전 세계 잔여 탄소예산 약 5천억 이산화탄소톤(tCO₂)을 기준으로 한국의 철강산업에 남은 배출 허용량을 계산해보았을 때 앞으로 남은 배출한도는 고작 5억5천만톤에 불과합니다.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 감축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탄소를 감축할 것인지 계획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남은 배출 허용량은 한국에 존재하는 석탄기반 제강설비인 고로를 계속 가동한다면 단 몇 년 만에 소진되고 말 정도의 양입니다.
이렇게 엄중한 상황에서 19년 전에 한 차례 수명 연장을 했던 광양 제2고로를 폐쇄하지 않고 적어도 2040년까지 석탄 제강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닥쳐올 기후 재앙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입니다. 탄소예산의 소진을 막기 위해서는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의 도입을 앞당겨야 할 뿐만 아니라, 수명이 다한 고로는 신속히 폐쇄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설비 폐쇄 과정에서 단순히 기술적 전환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지역사회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광양 제2고로 개수는 포스코가 발표한 탄소중립 로드맵의 이행 또한 불투명하게 만듭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기준 연도 배출량 7,880만 이산화탄소환산톤(tCO₂e)의 10%인 788만 톤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부터 신규로 가동될 예정인 250만 톤급 전기로의 배출량을 고려하면 포스코가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할 탄소 배출량은 약 990만 톤을 상회합니다. 여기에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개수하는 광양 제2고로는 향후 15년간 최소한 연간 800만톤 이상, 2040년까지 누적 1억 3천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포스코가 2011년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처음 공개된 이후 줄곧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2030년 10%, 2035년 30% 등의 감축 목표는 그 자체로 충분치 않지만, 반복되는 고로 개수는 이러한 목표치마저 달성하기 어렵게 할 것입니다.
작년 9월 발표된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 통계는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명확히 드러냅니다. 포스코는 2023년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이변 없이 1위를 차지했는데, 발전 부문 등 주요 산업들이 배출량 감축 경로에 있는 반면 포스코는 작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는 수소기반 제철 공정인 하이렉스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정부가 적극 지원해 주길 요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민간회사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약 8,000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요청하면서 그것보다 많은 비용을 포항 제4고로와 광양 제2고로 개수에 투입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기업의 장기적 가치 상승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녹색 철강 기술 개발은 정부와 책임을 나누면서, 고로 체제는 유지하는 식으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입니다.
이에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내외 시민사회는 포스코가 ▶진행 중인 광양 제2고로 개수를 즉각 중단하고 폐쇄할 것 ▶모든 고로의 단계별 폐쇄 계획을 탄소중립 로드맵에 포함할 것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전까지의 어떻게, 얼마만큼의 탄소 감축을 이끌어낼 것인지 정량적인 감축 계획을 공개할 것 ▶압도적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누적 책임이 있는 기업으로서 더 이상 석탄 기반의 생산 방식을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구합니다.
고로 개수는 석탄 기반 제철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의미하며, 이는 빠르게 진행 중인 기후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결정입니다. 이미 막대한 양의 배출량을 누적한 포스코는 고로 개수가 아닌 저탄소 철강 생산 설비로의 전환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국제적 흐름은 이미 저탄소 경제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글로벌 통상 규제는 저탄소 철강 생산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전 세계적 탄소국경 관세 확산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포스코는 높은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이러한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석탄 기반의 생산 공정을 유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석탄 제강 설비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계획의 시발점을 광양 제2고로 개수 중단으로 삼아야 합니다.
2025년 2월 11일
국내외 17개 시민사회
서명단체 가나다/알파벳 순
광양 환경운동연합 Korean Federation for Environmental Movement (KFEM) Gwangyang
기후솔루션 Solutions for Our Climate (SFOC)
빅웨이브 BigWave
충남 환경운동연합 Korean Federation for Environmental Movement (KFEM) Chungnam
포항 환경운동연합 Korean Federation for Environmental Movement (KFEM) Pohang
플랜1.5 Plan1.5
환경운동연합 Korean Federation for Environmental Movement (KFEM)
Coal Action Network
Climate Catalyst
Greenpeace East Asia (Seoul)
MightyEarth
Public Citizen
Sierra Club
SteelWatch
SteelZero
The Sunrise Project
Transition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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