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금융 [보도자료] 미국 연구기관 ”SK 가스전 CCS, CO2 배출 못 막는다” 2021-10-20

 

SK 바로사 가스전 매년 온실가스 540만톤 배출 전망... CCS 도입해도 392만톤 배출 예정

미국 IEEFA “SK 바로사 가스전 CCS 추진, 수익성·실효성 논란 직면할 것”

SK E&S가 호주에서 추진 중인 바로사(Barossa) 가스전 사업이 환경 문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이 활용되더라도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20일 보고서를 발간해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CCS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사업자들의 계획은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온실가스 저감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SK E&S가 CCS를 활용해 바로사 가스전을 “친환경 LNG”라고 홍보한 것에 전적으로 반하는 내용을 담았다.

SK E&S가 호주 현지 석유·가스 기업인 산토스(Santos)와 합작해 호주 북서부 다윈(Darwin)시 300km 북쪽 해역에 위치한 바로사 가스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최종투자결정(FID) 이후 대주단 모집 과정에 있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현재 사업 추진으로 인해 연간 최대 540만톤의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이 우려됨에 따라 국제 시민사회 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IEEFA는 “바로사 가스전은 이산화탄소 함량이 18%에 달해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분리돼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바로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함량은 호주에서 가동 중인 이산화탄소 함량 9%짜리 익티스(Ichthys) 가스전과 고르곤(Gorgon) 가스전의 2배에 달한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SK E&S는 CCS 기술을 통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포집해 바로사 가스전 400km가량 남서쪽에 위치한 바유-운단(Bayu-Undan) 폐가스전에 저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IEEFA “바로사 가스전, CCS로 저감 가능한 이산화탄소는 28%뿐”

IEEFA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CCS를 통해 일부 이산화탄소 저장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전체 온실가스의 72%가 대기 중으로 배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IEEFA는 “가스전 내 불순물인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저장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LNG 생산 및 정제 과정의 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천연가스 연소로 인한 배출가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 포집 및 저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EEFA는 해상가스전 내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분리된 이산화탄소 182만톤만이 CCS 설비를 통해 저장되며, 이밖에 가스처리시설, 압축기, 액화플랜트 가동을 위한 천연가스 발전 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바로사 가스전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위해 바유-운단 가스전에 보내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31만톤(20%가량)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CCS 활용시 바로사 가스전의 온실가스 배출 예상량

IEEFA는 바로사 가스전에 CCS를 추가할 경우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추가 비용으로 경제성도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IEEFA는 “CCS를 도입한다면 시추가 이뤄지는 부유식생산저장설비(FPSO) 선박의 설계 변경을 포함해 바유-운단 폐가스전 지층 내 CO2 저장을 위한 압축설비도 신규로 설치돼야 할 것”이라며 “2018년 사업 허가를 받을 때와는 현저하게 달라진 여건이 당국의 승인에 올바르게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저자로 참여한 존 로버트 IEEFA 애널리스트는 “CCS 도입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설비를 추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사업 일정도 가동 목표였던 2025년에서 더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업 파트너들은 바로사 가스전 사업의 철회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연구원은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통해 생산된 LNG가 연소 과정에서 배출할 온실가스를 생각한다면, CCS를 통해 감축가능한 온실가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신규 화석연료 개발 사업에 CCS가 면죄부로써 허용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화석연료 사업의 좌초자산 위험은 더욱 커지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5월 발간한 ‘2050년 에너지 로드맵’에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올해부터 더 이상의 신규 석유·가스 사업 개발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IEEFA는 미국에 소재한 에너지, 환경과 관련된 재정 및 경제 이슈를 연구 분석하는 연구 전문기관으로, 다양하고 지속가능하며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의: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원상, wonsang.kim@forourclimate.org